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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인민을 위해 복무하라]혁명의 광기와 인간욕망의 대비

■옌렌커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중국 문화대혁명 시절 어느 군부대에서 벌어진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그린 작품이 2005년 중국 광둥성 격월간 문예지 ‘화청’ 3월호에 소개된다. 바로 현재 가장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꼽히는 중국 소설가 옌롄커의 대표작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다. 책은 발간되자마자 중앙선전부의 긴급 명령으로 초판 3만 부가 전량 회수돼 폐기됐다. 1966년부터 10년간의 문화대혁명 기간 마오쩌둥이 내세운 모토인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를 지극히 인간적인 욕망의 언어로 전락시켜 그의 혁명 전통을 희화화했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정부의 과잉 탄압은 오히려 독자들의 호기심을 증폭시켰고, 책은 중화권은 물론 해외에서도 주목받는 작품으로 떠올랐다.

책은 지난 2008년에 한국에 처음 출간된 후 세 번째 개정판으로 재출간됐다. 마오쩌둥의 열렬한 지지자인 군인 우다왕이 사단장의 아내 류롄의 유혹에 빠지는 내용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이와 함께 군부대 내의 권력욕, 인간적 욕망, 성욕 등이 한데 얽힌다. 저자는 남녀의 사랑과 문화대혁명의 집단적 광기를 대비시키며 혁명 서사에 억눌렸던 인간의 감성을 강조한다. 문화대혁명 기간 벌어졌던 문제들에 대해 분노에 찬 직설적 기법으로 표현하기보다는 낭만적 수사로 풀어내 문학적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1만5,000원.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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