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조국 전 장관 사태와 관련해 “지옥을 맛 봤다”고 하는 등 당의 가치와 맞지 않는 입장을 내놔야 했던 의원들의 불만이 빗발쳤다. 검찰개혁에 대해 얘기할 수록 조 전 장관과 연관될 수밖에 없는 만큼 민생 현안에 집중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2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조국 사태로 인해) 많은 (민주당) 의원들이 괴로워했고 지옥을 맛봤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8월 이후 괴로웠다.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 공정과 정의, 기회의 평등이라는 우리 진영의 가치와 배치되는 그런 팩트들이 계속 나오는데 이쪽 진영의 한 사람으로서 머리와 행동이 따로 가야 해서 괴로워했다”고 토로했다.
조 의원은 검찰 개혁보다 민생 현안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 개혁에 대해 논의하면 할수록 조 전 장관과 연관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공수처를 조국의 유산으로 연결시키고 갔기 때문에 이를 추진할수록 조국을 계속 소환해야 한다”며 “왜 자꾸 그렇게 하냐”고 비관적으로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조국을 놔 주자. 검찰 개혁같은 것은 프로세스 따라가면 될 것 아니냐”며 “민생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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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의원 역시 민생을 강조했다. 그는 “공수처 설치도 잘 밀고 나가야 하지만 민생으로 국면 전환을 해 내년 총선을 대비해야 한다”며 “3분기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0.4%가 나왔는데 4분기는 더 나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뻔히 보면서도 이슈 관리를 하지 않고 민생·경제를 챙기지 못하면 국민들이 얼마나 힘들겠냐”고 밝혔다.
김해영 민주당 의원은 ”샴푸라는 것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고 쓰다 보면 어느 날 갑자기 뚝 떨어지는 것을 알게 된다“며 조 전 장관 사태 이후 당 상황을 빗댄 것으로 알려졌다. 조 장관 국면으로 당 지지율이 떨어지는 상황에 대해 지도부의 각성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인엽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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