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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농업 사망선고"…상복 입은 농민들

WTO 개도국 지위 포기에 반발

33개 농민단체 외교부 앞서 성토

내달 30일 대규모 상경 규탄집회

농민들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앞에서 정부의 WTO 개발도상국 특혜 포기 방침을 비판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연합뉴스




“식량 주권을 포기했다” “한국 농업은 죽었다” “정권 퇴진 투쟁에 나서겠다”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앞에 모인 농민들은 격앙된 목소리로 정부를 강하게 성토했다.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 내 농업 분야 개발도상국 지위 포기를 발표한데 대해 항의하는 집회에 참석자들은 상복을 걸쳤다. 개도국 지위 포기는 한국 농업에 사망선고를 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의미였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등 33개 단체가 모인 ‘WTO 개도국 지위 유지 관철을 위한 농민공동행동’은 이날 집회에서 “정부는 트럼프의 압력에 굴복해 통상주권과 식량주권을 포기했다”며 “개도국 지위 포기는 한국 농업을 미국 손아귀에 갖다 바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상복을 입고 모인 농민들은 또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면 감축대상보조금(AMS)을 지금의 절반으로 삭감해야 하고 미국은 농산물 추가 개방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문재인 정부가 기어코 농민의 애원을 무시하고 WTO 개도국 지위 포기를 선언한다면 농민들은 강력한 투쟁으로 응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민들은 또 정부가 향후 WTO 협상 과정에서 쌀 등 우리 농업의 민감분야는 최대한 보호하겠다고 약속한 것에 대해서도 “정부가 여태껏 각종 자유무역협정(FTA)을 진행하며 농민에게 약속한 게 하나라도 지켜진 게 있느냐”며 성토했다. 박행덕 전농 의장은 “농민은 더 이상 밀려날 곳도 없다”며 “정부가 농민의 절절한 마음을 100분의 1이라도 알았다면 이러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농민단체들은 내달 30일 상경해 서울 여의도에서 대규모 농민집회를 열고 WTO 개도국 특혜를 포기한 정부를 강력히 규탄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역별 농민대회를 여는 등 대정부 투쟁을 진행한다는 방침이어서 정부와의 갈등이 증폭될 전망이다. /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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