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 소통을 강화한다는 취지에서 시작한 자유한국당의 동영상이 문재인 대통령 조롱 파문에 휩싸인 가운데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이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
박 의원은 29일 오전 전파를 탄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을 통해 “지지도가 안 오르는 것, 그 이유를 거기서 볼 수 있지 않냐. 과거 故(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서 현직 대통령 때 환생 경제라는 그런 풍자 연극을 만들어가지고 얼마나 역풍을 맞았냐”라며 이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그런 일을 하면 국민들이 화낸다. 그리고 국민들이 오히려 한국당의 그 행태를 조롱한다”면서 “저는 아무리 험한 정치라도 최소한 금도는 지켜야 한다. 그래서 있을 수 없는 일을 하고 있구나. 거기에 황교안 한국당 대표까지 인형을 들고 나와서 함께하는 것, 그거 진짜 개그 아니냐”라고 날을 세웠다.
박 의원은 이어 문희상 국회의장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사법개혁 법안을 이날 국회 본회의에 부의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문 의장께서 이미 오래전부터 부의를 하겠다고 말씀을 했고, 또 법적으로 하자가 없기 때문에 저는 부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또 박 의원은 한국당에서 부의를 반대하는 것과 관련, “한국당에서 찬성하는 게 뭐 있냐. 뭐든지 발목만 잡고 있다. 광화문으로 나가고, 국회는 버리고. 거듭 말해 왜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구속되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물러갔는데 지지도가 문재인 대통령이 올라가냐. 한국당이 올라가야지. 그러니까 그러는 거다”라고 비판의 수위를 끌어올렸다.
한편 한국당은 전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자유 대한민국을 이끄는 오른소리가족’ 제작 발표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선보인 애니메이션 동영상 ‘오른소리가족-벌거벗은 임금님’편에서 문 대통령은 벌거벗은 임금님으로 묘사됐다.
한국당의 애니메이션 동영상을 보면 할아버지가 손주들에게 벌거벗은 임금님 이야기 소개하는데 문 대통령 캐릭터가 바로 임금님 역할이다.
동영상에는 즉위식을 앞둔 문 대통령 캐릭터가 간신들의 말을 믿고 안보재킷, 경제바지, 인사넥타이를 입은 줄로 착각해 속옷만 입은 채로 등장하는 모습이 담겼다.
특히 인사넥타이를 설명하는 과정에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경찰차 앞에서 수갑을 차고 있는 모습으로 등장하는데 문 대통령 캐릭터는 “안그래도 멋진 조 장관이 은팔찌를 차니 더 멋있구나”라고 언급한다.
문 대통령 캐릭터가 이후 즉위식에 속옷만 입은 채 등장하자 백성들은 “어머 임금님이 벌거벗으셨어”, “즉위하자마자 안보, 경제, 외교, 인사 다 망치더니 결국 스스로 옷을 벗었구먼” 등의 조롱이 이어진다.
이같은 내용의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파문이 커지자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국회 정론관 현안브리핑을 갖고 “한국당은 깃털처럼 가볍고 감동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국민들 인상만 찌푸리게 만드는 정치 퍼포먼스를 선보였다”며 “한국당이 공개한 동영상은 충격을 금할 수 없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문 대통령에 대한 조롱과 비난이 인내력의 한계를 느끼게 한다”고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이 대변인은 “그런 천인공노할 내용을 소재로 만화 동영상을 만들어 과연 누구에게 보여주겠다는 것인지 말문이 막힐 따름”이라며 “아동을 대상으로 한 교육용이라면 아동에 대한 인격침해요, 국민을 대상으로 한 정치 교재라면 국민 모독”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 대변인은 이어 “지난 2004년 한나라당 의원연찬회에서 ‘환생경제’라는 이름으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온갖 잡스러운 욕설을 퍼부어 국민들의 공분을 샀던 일이 어제 일처럼 떠오른다”며 “왜 한국당은 시대는 바뀌었는데 본질은 그대로인가. 깃털처럼 가볍고 균형감각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것이 한국당의 DNA인가 보다”라고 맹비난했다.
이 대변인은 또 “부디 한국당은 국민을 두려워할 줄 아는 상식에 입각한 건전한 정치를 해주길 비감한 마음으로 재삼, 재사 당부한다”면서 “한국당은 국민모욕의 동영상 제작과 관련된 모두를 문책하고 국민께 즉각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지지를 받건, 받지 못하는 대통령이건 대한민국 대통령을 추하게 풍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며 “저급한 풍자를 주고받는 추태의 반복이야말로 추방되어야 한다”고 공식입장을 내놨다.
그러면서 김 대변인은 “날카로운 비판을 하더라도 품격을 지켜야 한다”며 “바른미래당은 한국당에 해당 애니메이션에 대한 삭제와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한다. 한국당의 잘못이다. 아닌 것은 아니라 말할 수 있는 한국당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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