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싱크탱크’로 불리는 양정철 민주연구원 원장과 김경수 경남지사, 이재명 경기지사가 28일 밤 전격 회동해 화제다. 세 사람이 한자리에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총선이 6개월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 비문(비 문재인) 인사가 한자리에 모인 것은 당내 분열 요소를 사전에 차단하고 ‘원팀’ 정신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29일 여권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양 원장과 김 지사, 이 지사는 전날 저녁 수원 모처에서 3시간가량 저녁을 함께했다. 이번 만남은 양 원장의 제안으로 성사됐는데 이들은 ‘문재인 정부 국정과 경기·경남도 도정 성공, 민주당 총선 승리를 위해 힘을 모으자’는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양 원장과 이 지사는 민주연구원과 경기연구원 간 정책 협약식에서 만난 적이 있으며 이 지사와 김 지사는 ‘드루킹’ 재판과 관련해 SNS에서 응원 메시지만 주고받은 바 있다.
당초 또 다른 친문 핵심이자 이 지사와 지난 경기지사 후보 경선 과정에서 경쟁했던 민주당 전해철 의원도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가 늦게까지 이어지자 예결위 간사인 전 의원은 부득이하게 양해를 구하고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지사와 이 지사는 여권 유력 차기 대선주자이자 나란히 재판을 받고 있는 만큼 ‘동병상련’의 심정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 원장 측 관계자는 “재판 때문에 마음고생이 많은 이 지사를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해 만난 것”이라며 “양 원장과 김 지사가 당내 선후배이자 동지로서 ‘형제의 마음’으로 이 지사에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총선을 앞두고 당내 미묘한 갈등이 불거질 수 있는 상황에서 세 사람이 한자리에 모여 ‘원팀’을 강조한 것은 친문과 비문의 갈등·대립을 봉합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여권 내에는 지난 대선과 경기지사 경선 등을 거치며 친문과 비문의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특히 친문 지지자들과 이 지사 지지자들 사이 형성된 극심한 대립은 이번 총선에서 당내 통합을 저해할 수 있는 위험 요소로 꼽혀왔다. 여권 관계자는 “양측 지지자 간 갈등이 과열된 가운데 세 사람이 만나 ‘지금도 여전히 서로 불편한 관계일 것’이라는 오해를 확실히 불식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며 “총선을 앞두고 단합을 강조해 당내 갈등 요소를 미리 진화하겠다는 생각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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