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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인문학] "르네상스는 서양 미술사의 빅뱅이죠"

이화진 박사의 '르네상스 미술의 한 장면'

교양인이라면 꼭 알아야 할 르네상스 미술

퇴근길인문학수업-연결(백상경제연구원 엮음, 한빛비즈 펴냄)





“르네상스는 신을 향했던 시선이 인간과 현실로 바뀌었고 자의식이 깨어나 스스로 창조자로 인식하게 된 시기로 고대 문화와 인간을 재발견하게 된 계기였죠. 다빈치, 미켈란젤로, 지오토, 마사치오, 보티첼리, 브루넬레스키 등 근대 미술사에 등장하는 거장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서양 예술문화의 빅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9월 출간한《퇴근길인문학수업-연결》(백상경제연구원 엮음, 한빛비즈 펴냄)에서 ‘르네상스 미술사의 한 장면’을 쓴 이화진 박사(사진, 미술사 전공)는 최근 서울경제와 만나 교양인이라면 알아야 할 르네상스 미술의 의미를 이같이 소개했다.

‘퇴근길인문학수업’은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지난 2013년부터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는 인문학 강연 사업을 바탕으로 기획 출간한 교양인을 위한 옴니버스 인문학 연작이다. 대학교 커리큘럼 형식을 빌려와 권별로 테마를 선정하고 전문가들이 주제에 맞춰 강연하듯이 쓴 글을 백상경제연구원이 엮어냈다. 지난 2018년 멈춤·전환·전진 총 3권이 출간돼 독자들의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2019년에 2권(관계·연결)을 추가로 출간했다.



르네상스는 서양사의 전환점을 이루던 시기로 인류문화사의 상징인 미술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 박사는 오랜 세월 손재주 뛰어난 기능공에 불과했던 미술가가 르네상스 시기에 이르러 비로소 창작자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가톨릭교회가 쇠락하면서 교황의 권위가 떨어지고, 왕과 귀족세력 대신 신대륙과의 교역을 통해 부를 거머쥐었던 신흥부자가 등장하면서 건축과 미술에 대한 새로운 수요가 급증하면서 과거와는 다른 형태의 예술작품을 요구하던 시대가 바로 르네상스 시기이다. 이 박사는 “이탈리아에 남아 있던 로마 제국의 유산은 교회에 봉사해 온 미술가에게 새로운 자극제가 되었다”면서 “신 중심의 세계관을 벗어나 인간에 대한 관심이 본격화한 시기”라고 소개했다.

독문학으로 석사를 마치고 미술사학으로 전공을 바꾼 이 박사는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으로 글을 풀어나간다. 그는 “당대 유명한 작가였던 괴테에게 이탈리아 여행은 고전주의자로 태어나는 계기”라면서 “고대 미술을 통해 미적 취향을 향상시키고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하는 기회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서양미술사는 근대의 학문으로 당대의 역사, 문화 그리고 정치, 종교 등에 대한 이해가 기본”이라면서 “미술 작품 속에는 시대상이 압축되어 있는 만큼 인문학을 공부하기에 최적의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르네상스 미술이 꽃을 피울 수 있도록 후원을 아끼지 않았던 피렌체 상인들의 이야기를 빼 놓을 수가 없다. 또 이탈리아 대성당 두오모(Duomo)의 돔 지붕을 통해 이탈리아 건축을 소개하고 나신으로 묘사한 다윗의 조각상을 통해 인체의 대비와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데 필요한 교양과 지식도 전한다. 아울러 또 보티첼리의 아프로디테와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통해 균형과 절제 그리고 공간의 조형미를 소개한다. “왜 하필 르네상스 미술인가”라는 우문에 이 박사는 “르네상스 미술은 예술이 꽃피면 종교개혁과 같은 사회적 변화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시대정신”이라고 답했다. /글·사진=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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