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맥도날드의 위생관리에 대한 문제가 언론보도를 통해 지적되면서 시민단체가 맥도날드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검찰에 29일 촉구했다. 일명 ‘햄버거병 사건’으로 지난 2017년 논란을 빚은 맥도날드에 대해 검찰은 최근 재수사에 들어간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맥도날드 측은 언론보도에 나오는 제보사진의 조작 가능성을 제기했다.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은 29일 서울 중구 맥도날드 서울시청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맥도날드에서 판매하는 햄버거 때문에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HUS) 피해자들이 생겼다”며 “맥도날드는 고기 패티에서 장출혈성대장균이 검출됐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이를 회수하거나 폐기하는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날 햄버거병 피해 아동의 어머니 최은주씨는 “아이가 신장 기능의 90%를 잃고 매일 밤 10시간씩 복막투석으로 버티고 있다”며 “늦었지만 검찰이 재조사를 철저히 해 책임자들이 엄벌 받기 바란다”고 밝혔다.
‘햄버거병 사건’은 2016년 9월 네 살 된 아이가 용혈성요독증후군에 걸리자 부모가 아이의 발병 원인이 당일 맥도날드에서 먹은 덜 익은 햄버거 탓이라며 이듬해 7월 맥도날드를 식품안전법 위반 등으로 고소한 사건이다. 이후 비슷한 증상이 있다는 고소인들이 나왔다. 당시 검찰은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을 결정했지만 지난 17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재조사를 하겠다고 하며 25일 서울중앙지검이 본격 재수사에 착수했다.
검찰 재수사가 시작된 후 이와 관련해 “패티가 덜 익고 토마토에 곰팡이가 있었다”는 맥도날드 전직 직원들의 증언과 제보사진 등이 전날인 28일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맥도날드는 언론에서 자사 매장이 식재료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과 관련해 전국 매장을 전수조사 하겠다면서도 언론보도에 나온 사진의 조작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날 맥도날드는 입장문을 통해 “보도에 나온 제보는 회사 품질 기준에 따라 발생해선 안될 일이기에 회사는 전국 410여개 매장에 대해 전수 조사를 하고 미진한 사실이 있다면 필요한 조치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보도된 사진들은 올 초 당사에 대해 고발장을 접수한 한 시민단체의 온라인 카페에 올라와 있는 사진과 대다수 일치한다”며 “이 중 조작 또는 의도적 촬영의 정황이 담긴 사진도 있어 이들의 의도 및 관련 행동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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