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효성그룹 총수 일가의 수 십억 대 횡령 사건을 수사하는 가운데 30일 조현준 회장을 소환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는 이날 오전 7시께 “조 회장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2013년부터 자신이 피의자였던 여러 형사사건에서 자신을 변호하기 위해 회삿돈 수십억 원을 빼돌려 변호사 선임료 등 소송비용으로 지출한 혐의를 받는다.
효성은 그동안 전직 검사장 등 검찰 고위직 출신 ‘전관’을 포함한 변호사들과 법률자문을 계약해왔다. 경찰은 변호사들이 회사 경영 전반과 관련한 법률자문을 맡는 것으로 하면서 실제로는 총수 일가의 형사소송에 대응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조 회장의 횡령 의혹과 관련한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한 바 있다. 경찰은 효성 법무팀장과 재무 관계자, 과거 그룹 지원본부장을 지낸 계열사 대표 등 관련자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으며 이달 14일에는 이상운 효성 부회장을 조 회장의 횡령을 도운 혐의로 조사했다.
효성그룹 총수 일가의 횡령의혹에 대해 참여연대는 지난 4월 조석래·조현준 부자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처벌해달라고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한편 조 회장은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도 기소돼 지난달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는 지난달 6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조 회장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다만 배임 혐의액 가운데 상당 부분을 법원이 ‘무죄’로 판단해 법정구속은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오늘 밤늦게까지 조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조만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