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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과도시] 이상림 대표 "건축·전문가 서로의 노력 존중해주는 사회적 이해 필요"

<이상림 공간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

부동산시장 커져가지만 이상·현실 괴리

포용의 자세로 건축문화 한단계 나아가야

에너지 문제 등 시대 변화도 반영할 것

이상림 공간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




이상림(사진) 공간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는 국내 대표적인 건축가 중 한 명이다. 서울 명동에 있는 서울중앙우체국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등이 그의 작품이다. 이 대표가 이끄는 공간건축은 현대건축 1세대를 이끈 김수근 선생이 만든 건축사무소다. 이 대표는 김 선생이 타계하기 5년 전인 지난 1981년 공간에 입사해 건축가로서 경력을 쌓아오다 1996년부터는 대표이사로서 23년째 공간건축을 이끌고 있다. 한국건축가협회 회장, 한국건축단체연합 회장 등을 역임한 업계 리더기도 하다.

그에게 한국 건축의 현 상황을 묻자 말을 아꼈다. 이 대표는 때때로 “(저 같은) 선배들의 잘못”이라고 했다. 부동산 시장은 커져 가지만 설계와 건축가의 역할에 대한 인식, 건축 문화는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묻어나오는 듯했다. 그는 건축가를 ‘뭐든지 할 수 있지만 동시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이 대표는 “건축주들은 대체로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이야기하면 건축가가 모두 구현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 기대를 충족하기 위해 뭐든지 할 수 있어야 하지만, 동시에 건축주의 이해와 포용이 없다면 어떤 시도도 혼자서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후배들에게 건축가의 이런 모순을 이야기하고 가르치기가 힘들다”고 했다. 40년간 현장에서 겪은 이상과 현실의 충돌을 후배들에게 그대로 물려주기보다 더 나은 건축 업계의 문화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들렸다.

그는 국내에서 세계적인 건축물이라고 인정을 받는 사례가 드문 점과 관련해 “건축가가 존경받을 수 있는 작업을 많이 하지 못한 것이 첫 번째 이유라고 생각하지만 사회에서도 건축가를 인정하는 풍토가 필요하고 건축가들 서로가 존중하는 분위기가 있어야 한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이 대표는 우수한 건축물이 탄생하는 데도 건축주와 각 분야 전문가가 서로 이해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비나미술관의 경우 애초 계획한 부지에서 충분한 공간이 나오지 않는다고 건축주에게 이야기하자 건축주는 어려운 예산에도 불구하고 인접 부지를 추가로 구입했다”며 “이런 결정을 내려줬기 때문에 실제 의도한 결과물이 나올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디자인을 현실로 만들어줄 전문인들의 이해와 노력이 필요하며 그런 노력들을 존중해주는 사회적 이해와 경제적 능력 또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세상은 바뀌어 가고 있는 만큼 지구 온난화나 에너지 문제 등 자연환경과 인문사회환경을 건축이 어떻게 보완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며 “건축이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인간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데 일익을 담당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흥록기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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