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사진)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가 최근 탈북민단체를 설립하고 북한 내부로부터의 변화를 위한 국제 사회의 지원을 촉구하고 나섰다.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금강산관광지구 내 남측 시설 철거 지시와 관련해서는 “상황을 갈아엎고 중국 관광객을 끌어오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30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태 전 공사는 지난주 뉴욕과 워싱턴DC에서 비공개 강연을 갖고 탈북민단체인 ‘남북함께시민연대’의 설립 사실을 알리며 국제 사회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이 강연회에서 태 전 공사는 북한의 ‘정권교체’를 노린 외세의 직접 개입이 아닌 주민 스스로 정권을 바꿀 수 있도록 역량 강화를 돕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북한 정부 관료들이 10~20년 안에 이념이 아닌 정보와 컴퓨터·물질주의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로 교체될 것이라며 이들이 북한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북한 인권단체에 대한 한국 사회의 기부와 모금이 최근 너무 힘들어졌다고 설명하고 그 어느 때보다 국제 사회의 지원이 절실하며 탈북민단체가 북한의 휴대폰 사용자들과 해외 파견 북한인에게 외부 정보를 보낼 수 있게 협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김 위원장의 금강산 남측 시설 철거 지시와 북측의 남북 대화 거절에 대해 태 전 공사는 “상황을 갈아엎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기조가 바뀔 가능성이 작은 상황에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는 힘들 것이라는 판단에 “갈아엎고 그걸 다시 개발해서 중국 관광객을 끌어들여서라도 좀 벌어야겠다”는 계획을 세웠다는 것이다.
북미 대화 관계와 관련해 태 전 공사는 “트럼프의 현 대북 제재가 비핵화에 대한 김 위원장의 마음을 변화시키기에는 미흡하다”며 대북 제재는 핵·미사일 문제를 더 악화시키지 않기 위한 방패막이 역할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현욱기자 hw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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