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륙한 비행기가 10분여만에 상공에서 비상착륙까지 대비하며 승객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제주항공 여객기가 30일 오후 또다시 기체 이상으로 이륙 직전 멈춰서는 일이 발생했다. 벌써 제주도에 도착했어야 할 승객들은 1시간 30분 넘게 김포공항에 발이 묶였다.
이날 오후 7시 35분에 김포공항을 출발해 제주공항으로 향할 예정이던 제주항공 7C0133편 여객기(B738기종)는 엔진이 가동된 뒤 이륙하는 과정에서 활주로를 벗어나기 직전 기체 이상으로 엔진 가동을 중단시키고 활주로 한가운데 멈춰섰다. 해당 비행기에 탑승하고 있던 30대 남성 시민 제보에 따르면 승객들은 “비행기의 기체 이상으로 정비가 필요하다”는 기장의 설명을 들으며 30분 가량 비행기 안에 갇혀있었다. 일부 승객은 다른 항공사 비행기로 갈아타야겠다며 항의했고 결국 제주항공측은 승객들을 다른 비행기로 환승토록 안내했다.
제주항공측은 “이날 항공기 이륙 도중 유압계통에 이상이 생겼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고 승객 안전을 위해 램프 리턴(회항)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승객들은 다른 비행기로 갈아타기 위해 버스에 탑승한 채 30분가량 대기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버스에 승객들만 덩그러니 두고 기사가 잠시 자리를 비워 승객들의 항의가 거세게 빗발치기도 했다. 한 승객은 “손님을 좀 내렸다가 타라고 하던지 말이야, 버스에 승객들 내버려두고 이게 뭐하는 짓이냐”고 소리쳤고 공항 직원은 “다른 비행기 정비가 진행 중이고 해당 지역이 공항 보안구역이라 어쩔 수 없다”고 해명했다. 제주항공측도 “기사가 버스를 벗어나서는 안 되게 되어있다, 잠시 운전석에서 내렸더라도 바로 앞에서 대기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7시 35분에 이륙 예정이던 제주항공 여객기는 결국 이날 오후 9시가 지나서야 다른 비행기로 교체가 됐다. 이날 김포공항 운항스케줄에 따르면 해당 제주항공 여객기는 예정 시간이 20분 가량 연기된 이후 정상 출발했다고 표시돼 있다. 그러나 이날 실제로는 1시간 36분 가량 비행기 출발이 늦어졌다.
/강신우기자 se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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