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한방병원이 여성질환 한방치료에 특화된 여성클리닉을 개설했다.
여성클리닉은 생리통, 생리불순, 다낭성난소증후군, 자궁근종, 자궁내막증, 난소낭종 등 각종 여성질환에 대해 환자 개인의 체질과 발병 원인을 분석한 뒤 침, 약침, 추나요법, 한약 등 한방통합치료를 통해 근본적 치료를 추구한다. 갱년기증후군, 수족냉증 등 증상뿐만 아니라 산전관리, 산후조리, 유산 후 회복과 같은 임산부 건강관리와 환자 맞춤형 운동·식이요법 서비스도 제공한다.
생리통에 대한 한방치료는 우선 한약을 통해 자궁의 어혈(瘀血, 혈액이 한 곳에 정체되고 노폐물이 많아지는 증상)을 제거함으로써 통증 감소를 돕는다. 최근 감초·황금·당귀 등의 한약재가 생리 때 통증유발 물질의 농도를 낮추고 자궁수축을 억제해 생리통을 완화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클리닉을 담당하는 자생한방병원 박경선 원장(한방부인과 전문의)은 “한약치료를 3개월 정도 진행하면 환자 대부분이 진통제 없이도 생활할 수 있게 된다”며 “생리통의 한방치료는 부작용이 적어 환자들의 순응도가 높고 재발률이 낮다”고 했다.
평소 잘못된 자세로 인해 틀어진 척추와 골반은 골반강 내 구조적 변위와 순환장애를 일으켜 생리통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 경우 추나요법을 통해 척추·골반의 위치를 바로잡음으로써 통증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자궁근종은 가임기 여성 10명 중 4명이 겪을 정도로 흔한 여성질환. 수술 적응증에 해당하지 않는 중간 크기의 근종이거나 임신·출산 준비로 침습적 치료를 원치 않는 여성이 한방치료 대상이다. 치료 목표는 자궁근종으로 인한 생리과다, 부정출혈, 생리통, 골반통 등의 증상을 완화하고 질환이 진행·악화하는 것을 막는 것.
이를 위해 우선 체질과 증상에 따라 당귀·도인 등으로 배합된 복합 한약을 처방해 골반강의 어혈을 풀어준다. 냉증을 동반한 여성이라면 몸을 따뜻하게 하고 순환을 도와주는 육계·향부자 등의 한약재를 가미하고 뜸치료를 병행해 하복부·골반강을 따뜻하게 해준다. 박 원장은 “자궁근종은 재발이 잦은 질환”이라며 “수술을 받았던 환자라도 한방치료를 통해 복통, 잔뇨감, 피로 등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난임의 원인은 크게 △난소의 배란장애 △난관 폐색·협소로 수정란 이동에 문제가 있는 경우 △자궁내막의 착상 실패 등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중 난관폐색은 시험관아기 시술이 유리하다. 이와 달리 배란장애, 자궁내막의 착상 문제는 한방치료로 치료할 수 있다.
난소의 배란장애는 난소의 기능저하로 인해 생리가 불규칙해진 경우인데 요즘 유병률이 높은 다낭성난소증후군이 대표적인 예다. 박 원장은 “매월 생리 시작부터 배란기 직전까지의 난포기 동안 배란과 착상에 유리한 상태를 만들어주는 한약을 처방하고 침·뜸 치료 등을 병행하면 난소의 기능이 개선돼 생리가 규칙적으로 돌아오고 자궁내막의 착상 능력도 함께 개선될 수 있다”고 했다.
유산한 경우 우선 자궁 내 잔류물과 어혈을 제거하고 허약해진 기혈을 보충한다. 이어 자연임신을 위한 치료를 진행한다. 유산 후에는 자궁내막과 난소의 기능 회복을 위해 3개월 이상 피임하는 게 좋다.
박 원장은 강동경희대병원 한방부인과 교수로 재직하며 생리통, 다낭성난소증후군, 자궁내막증 등 여성질환의 한방치료 효과에 대한 SCI(E)급 논문을 다수 발표했다. 현재 한방부인과학회 학술이사와 자생척추관절연구소 연구원장을 겸임하고 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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