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창신·숭인 일대는 조선 수도 한성의 내사산 중 하나인 낙산 자락에 위치한 성 밖 마을로 아름다운 풍경이 유명했다. 일제강점기에는 서울에 석조건물을 세우려던 일제에 의해 낙산이 채석장으로 탈바꿈했다. 낙산에서 채취한 석재는 그 질이 탁월해 조선총독부, 옛 서울역 등 당시 석조건물에 사용됐다. 2007년엔 뉴타운으로 지정돼 아파트 공화국이 될 뻔했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지정 해제됐고 2014년 ‘전국 1호’ 도시재생지역으로 지정됐다. 그 후 5년, 약 200억원을 투입한 마중물 사업이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마중물 사업 이후 2차 재생 사업을 준비 중인 창신·숭인 일대는 지금까지 얼마나 변화했을까.
◇내년 3월 원각사 개관으로 재생사업 1기 마무리
=창신숭인 도시재생선도사업은 종로구 창신1·2·3동, 숭인1동 약 83만㎡ 지역을 대상으로 공공의 마중물사업(12개 중 11개 완료)과 이를 보완·확장하기 위한 연계사업(15개 중 13개 완료)으로 추진해 왔다. 마중물 사업은 오는 11월 문을 여는 채석장 전망대와 내년 3월 창신3동 공동이용시설인 ‘원각사’ 개관만을 남겨 놓고 있다. 서울시는 마중물사업 종료 후에도 내년 말까지 노후 도로, 계단, 골목 등을 정비하는 ‘노후 주거지역 거리경관 개선사업’을 계속해나갈 예정이다.
앞서 이 곳에는 마중물 사업으로 2015년 창신소통공작소, 2017년 백남준 기념관, 2018년 이음피움 봉제역사관, 올해 5월 산마루 놀이터 등이 문을 열었다.
이러한 시설 외에도 불량도로 포장과 계단난간 및 조경시설 설치, 벽면도색, CCTV 및 비상벨(14개소), 안심이 장치(150개소), 안심거울 및 사인물(15개소), 태양광 조명등(200개소), 고보라이트(20개소), 여성안심귀갓길(6개소) 등이 추진돼 마을 환경을 개선하는데 일조했다.
◇주민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는 도시재생= 이 모든 변화의 과정은 주민들이 주도했다. 2013년 뉴타운 해제를 위한 동의서 징구, 2014년 도시재생 선도사업 선정에서부터 사업 전반에 걸쳐 각종 사업에 주민이 주인공이었다.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주민들이 함께 활동하고 도시재생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데 초점이 맞춰진 101개 주민 주제공모사업과 마을배움터에는 1,840명의 주민이 참여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러한 활동의 결과로 창신숭인은 전국 1호 ‘지역재생기업(CRC)’이 탄생한 곳이기도 하다. CRC는 백남준 기념관의 마을카페 운영과 도시재생 전문가 교육 등을 통해 일자리와 수익을 창출하며 도시재생을 넘어 ‘도시자생’을 이끄는 주역이다. 최근에는 타 도시재생 지역의 주민역량강화 사업에 참여할 정도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2013년 뉴타운 해제부터 지금까지 창신숭인 도시재생 사업에 힘써 주신 주민들께 감사한다.”며 “국내 1호 창신숭인 지역의 도시재생 사례가 서울을 넘어 국내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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