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일까지 남은 날짜가 곧 한 자릿수로 좁혀지게 됨에 따라 막바지 수험 전략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앞으로는 단순히 공부를 많이 하는 것보다 수험생들 각자가 본인의 학습 수준에 맞춰 수능 시간에 따라 과목별 마무리를 하는 게 더 중요해진다. 그동안 공부한 결과를 제대로 수확하기 위해 컨디션을 조절하는 것은 물론 시험장에 반입이 불가능한 물품 목록을 사전에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올해 수능은 오는 11월14일 시행되며 고3 재학생 39만4,024명, 재수생을 포함한 졸업생 14만2,271명 등 총 54만8,734명이 응시했다. 특히 지난해 ‘불수능’ 여파로 재수생이 증가해 수능 응시생 중 졸업생 비중은 25.9%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 중요한 것은 공부의 절대적 양을 늘리는 것보다 질 향상을 꾀하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우연철 진학사 평가팀장은 “수능은 오전8시40분부터 시작해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및 탐구 영역, 제2외국어 및 한문 순으로 진행된다”며 “수능 당일을 머릿속으로 상상하며 시험 순서에 맞춰서 각 과목을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수능 날까지 실전 시험과 동일한 스케줄로 생활해 자신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풀이를 할 때 소리에 민감한 학생이라면 지금부터 모의고사를 풀면서 어느 정도의 소음에 스스로를 노출시킬 필요도 있다. 우 팀장은 “수능 날 예민한 탓에 소음으로 집중력이 흐트러져 시험을 망치는 학생들이 있다”며 “완벽하게 조용한 장소를 찾기보다 적당한 소음이 있는 곳에서도 공부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수능은 평가를 통해 학생들의 등급을 나누는 시험인 만큼 마무리 공부 전략도 수험생 개개인 실력별로 달라질 수밖에 없다. 먼저 상위권 학생은 새로운 개념을 공부하기보다 문제풀이 감각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우 팀장은 “수능 성적이 평균 1~2등급인 학생은 결국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모의고사를 반복해 풀면서 수능에 최대한 익숙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수가 많이 나오는 고난도 문제에 대한 대비책도 필수다. 어려워하는 특정 유형이 있다면 기출문제와 관련해 한번 더 정리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중위권 학생의 경우 어려운 개념을 다시 한번 정리하고 오답노트를 충분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 유성룡 스카이에듀 진학연구소장은 “대부분의 수험생이라면 이 시기에 자기가 정리해놓은 오답노트를 갖고 있을 것”이라며 “문제풀이에 필요한 개념과 실수하기 쉬운 부분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수능은 시간 배분이 중요한 만큼 너무 어려운 고난도 문제는 넘기는 등 스스로의 실력을 객관화할 필요도 있다는 조언이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새로운 문제를 풀다가 틀리면 불안감에 자신감이 떨어질 수 있다”며 “공부한 내용과 관련된 문제만 다 맞혀도 평소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위권 학생은 내년을 기약하며 이번 수능을 포기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남 소장은 “재수를 해서 다음 수능을 준비하겠다는 생각은 금물”이라며 “지금 안되는 게 내년에 되리라는 법은 없다”고 꼬집었다. 하위권 학생들의 경우 특정 과목을 무기로 수능 최저등급을 만족시켜 대학 입학을 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자신이 있는 과목에 과감하게 ‘올인’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남 소장은 “수시 최저학력 기준이나 정시에서 특정 영역만 반영하는 경우 올인 전략이 주효할 수 있다”며 “수월한 영역을 선택해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수능이 얼마 안 남은 시점에 시험 날 들고 갈 가방을 미리 싸볼 필요도 있다. 특히 최근 감독 강화로 반입금지 물품의 경우 갖고만 가도 시험에서 퇴장당할 수 있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휴대폰을 비롯해 스마트워치·디지털카메라·전자사전·MP3 등 휴대용 미디어 플레이어는 물론 라디오를 비롯해 통신기능이 가능한 모든 전자장비는 일체 시험장에 반입이 금지된다. 유 소장은 “주의, 또 주의를 해야 하는 것이 가방 챙기기”라며 “시험 당일 불미스러운 일이 생겨 컨디션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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