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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준, 올들어 세번째 금리인하…"통화정책 적절" 당분간 동결 시사

1.50~1.75%로 0.25%P 내려

성장률 예상 웃돌고 소비도 호조

'경기확장 적절 대응' 문구 삭제

증시 강세…S&P500 '사상 최고'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3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을 통해 기준금리 인하 결정을 밝히고 있다. /워싱턴DC=EPA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 들어 세 번째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췄다. 연준은 경기확장을 위해 적절히 행동하겠다는 문구를 삭제해 당분간 추가 금리 인하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30일(현지시간) 연준은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기존의 연 1.75~2.00%에서 1.50~1.75%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탄탄한 소비 덕에 미국 경제는 강하다”고 전제하면서도 “글로벌 경기둔화와 미중 무역전쟁, 낮은 인플레이션이 경제의 위협요소”라고 금리 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의 통화정책이 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시장이 주목한 부분은 연준이 6월 이후 써왔던 경기확장을 위한 대응 문구를 이날 성명에서 없앤 점이다. 연준은 이 표현 대신 ‘경제 전망에 대한 정보를 계속 들여다볼 것’이라는 내용을 넣었다. 미 경제방송 CNBC는 “연준이 7월부터 금리 인하를 하는 데 쓰인 핵심 문구가 빠졌다”며 “앞으로는 일시 중단이 이뤄질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연준은 과거 1995~1996년과 1998년에도 세 번의 금리 인하 뒤 동결로 돌아섰는데 경기침체를 막고 과도한 금리 인하는 피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도 추가 인하가 필요 없다는 연준의 판단을 뒷받침하고 있다. 3·4분기 경제성장률이 연율 기준으로 시장 예상(1.6%)을 웃도는 1.9%로 나온데다 실물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하는 개인소비가 2.9% 증가해 탄탄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10월 민간 부문 고용증가도 12만5,000명을 기록해 월가 예측치인 10만명을 넘었다. 파월 의장이 위험요인으로 꼽기는 했지만 미중 1단계 무역합의가 진행되고 있고, 노딜 브렉시트(영국의 조건없는 유럽연합(EU) 탈퇴) 가능성이 낮아진 점도 향후 금리 동결 가능성을 높인다. 투표권을 행사한 10명의 FOMC 위원 중 2명이 금리 동결을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은 점은 부담 요인이다. 미국의 개인물가 상승률은 1.4%로 목표치인 2%를 크게 밑돈다. 제조업 경기가 10년래 최악이고, 기업투자 활동을 보여주는 비거주용 고정투자가 3·4분기에 전 분기 대비 3.0% 감소했다.

이 때문에 파월 의장은 현 시기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의 문은 아예 닫아 버렸다. 그는 “인상을 고려하려면 인플레이션의 상당한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의 경기 흐름을 보면 물가가 크게 오를 가능성이 없다는 게 월가의 분석이다. 추가 금리 인하 중단을 연준의 매파적 움직임(통화긴축 선호)으로의 선회 신호로 보려던 투자자들도 이 발언에 안도했다. 지금의 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금리동결만 해도 큰 틀에서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한다는 뜻이 된다.

실제 이날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이 같은 소식에 0.3~0.4%대 상승세를 보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날보다 9.88포인트 오르면서 3,046.77로 마감해 사상 최고치를 재경신했다. 아트 캐신 UBS 이사는 “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파월의 발언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며 “최소한 앞으로는 금리 동결이나 인하, 두 가지 길밖에 없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일각에서는 조만간 금리 인하가 재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연준이 입장을 바꿔 이르면 12월, 혹은 내년 봄 다시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예상이다. 파월 의장이 “실질적인 재평가가 필요한 상황이 되면 대응할 것”이라고 언급한 점을 주목하는 시각이다. 연준이 최근 만기 1년 이내의 단기 채권을 사들이는 점은 이 같은 금리 인하 예상 흐름에 힘을 싣고 있다. 아직은 경기부양을 목표로 한 본격적 양적완화(QE) 재개와는 거리가 있지만 최근 한 달 동안 매입규모만 1,000억달러에 달하는 점을 시장에서는 눈여겨보고 있다.

이날 미국 경제와 연관성이 깊은 캐나다도 기준금리를 1.75%로 동결했다. 일본은행(BOJ)은 필요하면 주저 없이 완화정책을 펴겠다는 단서를 달고 기준금리를 -0.1%로 유지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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