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일 대외용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지난달 31일의 초대형 방사포 실험은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초대형 방사포는 평택에 주둔한 주한미군을 직접 겨냥한 위협적인 무기로 평가되는 만큼 북한은 무력시위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양보를 이끌어 내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방사포는 다연장 로켓으로 다수의 발사관을 통해 한꺼번에 많은 양의 포탄을 발사할 수 있고, 낮은 탄도로 비행하기 때문에 요격이 쉽지 않다.
중앙통신은 “국방과학원에서는 초대형방사포의 연속사격체계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한 데 목적을 두고 시험사격을 조직하였다”며 “연속사격체계의 안전성 검열을 통해 유일무이한 우리 식 초대형 방사포 무기체계의 전투적 성능과 실전능력 완벽성이 확증되었다”고 전했다.
통신은 “이번 시험사격을 통하여 연속사격체계의 완벽성까지 검증됨으로써 초대형방사포무기체계의 기습적인 타격으로 적의 집단목표나 지정된 목표구역을 초강력으로 초토화할 수 있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초대형 방사포는 최근 새로 개발된 전술유도무기들과 함께 적의 위협적인 모든 움직임을 억제하고 제거하기 위한 조선인민군의 핵심무기로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만족할 수준에 도달했다는 북한의 평가를 볼 때 초대형 방사포의 실전배치가 임박한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북한은 지난 9월 10일에도 초대형 방사포 2발을 발사했으나, 한 발은 내륙에 낙하해 실패한 것으로 분석됐다. 당시 북한 관영매체 보도에는 이번과 달리 발사가 ‘성공했다’는 언급이 없었고 당시 현장에 갔던 김정은 위원장은 “연발 사격시험만 진행하면 될 것”이라고 평가해 추가 발사를 시사한 바 있다.
지난달 ‘스톡홀름 노딜’(현지시간 10월 5일) 이후 처음으로 북한이 무력 도발을 시작한 것은 새로운 길로 갈 수 있다는 벼랑 끝 전술로 분석된다. 특히 일각에서는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 시간대를 두고 한국보다는 미국을 직접 겨냥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5월부터 시작된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5월 9일(오후 4시 29분)을 제외하고 모두 새벽 시간대에 이뤄졌다. 북한은 대남 도발에 나설 때 주로 새벽 시간대를 활용해 와 문재인 대통령의 새벽잠을 깨우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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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북한이 발사한 두발이 오후 4시 35분과 38분 발사된 점을 고려하면 미 워싱턴DC 시간으로 새벽 시간대인 3시 35분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새벽잠을 깨워 불편하게 만들겠다는 북한의 의도가 담긴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미 정치권의 관심이 ‘우크라이나 의혹’으로 인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에 집중되면서 북한의 벼랑 끝 전술이 통할 지는 미지수다.
실제 미국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은 3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탄핵조사의 절차를 공식화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으면서도 북한의 무력시위에는 별다른 입장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표결 직후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미국 역사상 가장 큰 마녀사냥!”이라며 “탄핵 사기가 우리 증시를 해치고 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민주당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시험 발사를 참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통신은 “성공적인 시험사격결과는 현지에서 당중앙위원회에 직접 보고되었다”면서 “최고영도자 동지께서는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에 대한 국방과학원의 군사기술적 평가를 보고받으시고 커다란 만족을 표시하시면서…국방과학자들에게 축하를 보내셨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 시험발사 때도 참석하지 않아 주목됐다. 이를 두고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배려하기 위한 수위조절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조심스럽게 나왔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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