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미국 합작 자동차 기업인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푸조를 생산하는 프랑스 PSA그룹이 합병하더라도 성공하기까지 ‘가시밭길’이 예상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합병기업의 최고경영자(CEO)를 맡기로 한 카를로스 타바레스 PSA그룹 CEO가 헤쳐나가야 할 난관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CA와 PSA그룹이 이날 발표한 합병 결정에 대해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합병을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로 끝났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두 그룹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양측 이사회가 두 기업의 합병을 위해 50대 50 방식으로 완전한 결합을 추진하기로 만장일치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합병은 양측이 지분의 절반을 투자하는 모기업을 네덜란드에 설립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합병된 회사는 연 1,700억유로(221조원)에 달하는 매출과 110억유로(14조원)가량의 영업이익을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양 측은 설명했다. 합병기업의 이사회 의장과 CEO는 피아트의 창립자인 잔니 아넬리의 손자이자 현재 FCA 회장인 존 엘칸과 PSA의 타바레스가 각각 맡으며 양 그룹이 이사회를 분점하기로 했다.
WSJ은 “타바레스는 이번 합병 딜을 성사시키기 위해 노후화된 모델 라인업, 신기술에 대한 투자 부족, 북미 지역 의존 등을 포함하는 FCA의 수많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발표된 올 3·4분기 실적에 따르면 FCA는 북미 시장에서 선전했지만 나머지 대부분 지역에선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FCA와 푸조는 중국에서 부진했다.
WSJ은 또한 타바레스 CEO가 연 37억유로 가량의 비용을 절감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FCA가 유럽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과잉생산 문제가 큰 ‘골칫거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전 FCA CEO의 경우 격렬한 노조의 반대에 부딪혀 이탈리아 내 작은 공장을 폐쇄하는 데 그쳤다. 지난 30일 FCA 노조위원장은 합병 조건이 어떤 식이든 이탈리아 공장의 완전 고용와 완전 가동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해 향후 노조의 행보가 주요 변수로 떠오를 것으로 관측된다./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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