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가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의 사망을 확인했다고 IS의 선전매체인 아마크통신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는 IS 대변인으로 알려진 아부 알사한 알무하지르도 사망했으며 후계자로 아부 이브라힘 알하셰미 알쿠라이시가 지명됐다고도 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IS는 알쿠라이시를 “미국과 싸운 지하드(이슬람 성전) 학자이자 전사·성직자”라고 소개했다. 알쿠라이시가 이슬람 창시자인 예언자 무함마드가 속했던 알쿠라이시 부족의 후예라고도 했다. 새 지도자가 무함마드의 혈통이라는 점을 내세워 추종자들에게 ‘칼리프(이슬람공동체의 신정일치 지도자)’로서의 정통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주도 국제연합군의 공격으로 이라크와 시리아 점령지를 잃었지만 칼리프가 이끄는 일종의 ‘유사국가’ 체제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IS는 알바그다디를 제거한 미국을 겨냥해 보복을 경고하기도 했다. IS는 “미국은 우리 지도부의 죽음을 즐거워하지 말라”며 “우리는 중동에 한정된 조직이 아니며 동서에 걸쳐 건재하다”고 경고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미친 늙은이’라고 비난하며 “우리 지지자들이 칼리프의 죽음에 대해 보복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일각에서는 알쿠라이시가 실명이 아닐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IS 전문가인 아이만 알타미미 스완지대 연구원은 “알쿠라이시가 하지 압둘라로 알려진 IS 고위 인물일 수 있다”며 “미 국무부가 압둘라를 알바그다디의 후계자로 점치기도 했다”고 말했다. IS의 국제 테러조직을 총괄한 압둘라는 미 국무부가 500만달러의 현상금을 내건 인물이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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