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두고 ’82년생 장종화‘를 영화로 만들어도 똑같을 것이라고 한 청년대변인의 논평을 철회했다. 당의 공식적인 입장과 다르다는 이유다.
민주당은 3일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10월 31일 배포한 장종화 청년대변인 <82년생 김지영> 논평은 당의 공식적인 입장과 다른 점이 있어 철회한다”고 밝혔다.
장 청년대변인의 논평은 ‘남성 역시 여성 못지 않게 성 역할에 따른 피해를 받았다’는 내용을 골자로 했다. 논평에는 “초등학교 시절 단순히 숙제 하나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풀스윙 따귀를 맞고, 스물둘 청춘에 입대하여 갖은 고생 끝에 배치된 자대에서 아무 이유 없이 있는 욕 없는 욕은 다 듣고, 키 180 이하는 루저가 되는 것과 같이 여러 맥락을 알 수 없는 ‘남자다움’이 요구된 삶을 살았다”는 내용이 담겼다. 장 청년대변인은 “‘82년생 장종화’를 영화로 만들어도 똑같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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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안팎에서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회 내 여성주의를 표방하는 익명의 단체 ‘국회페미’는 “민주당 홈페이지에 공적인 자격으로 성평등에 대한 일그러진 사견을 게재했다”며 “민주당 지도부의 처분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김민석 민주당 관악갑 대학생위원장은 “논평은 일기장이 아니다”며 “페미니즘의 효용을 언급하는 대신 매우 피상적으로 ‘여자도 힘들지만 남자도 힘들어!’ 수준 이상의 논의로 이어지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강민진 정의당 대변인 역시 “소위 청년세대의 젠더갈등을 향한 민주당의 정치적 스탠스가 이런 거라면 너무 암울하다”고 적었다. 강 대변인은 “갈등하지 말고 사이좋게 지내자는 건 정치가 아니다. 누구의 편에 설지 알아야 한다”며 “노동자의 편에 설 것처럼 공약했지만 재벌과 기업한테도 예쁨받고 싶어서 결국 자본의 편에 서버린 민주당의 모습, 젠더 문제를 대하는 태도에서도 반복되진 않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김인엽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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