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으로 강조한 교육 공정성 강화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의혹을 계기로 다시 화두로 부상했지만 국민들이 체감할 만한 대안 제시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가 남은 임기 동안 ‘보편적 평등’ 기반의 진보교육 방향성에서 탈피해 경쟁 논리를 도입해야 오히려 학생·학부모·학교 모두를 위한 교육개혁을 이룰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최근 정부는 불공정성 해소 방안으로 서울 주요 대학의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 전형의 비중 확대와 자사고·국제고·외국어고 등의 일반고 전환 등을 도출했지만 ‘급조된 땜질 처방’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고교 의무교육 등 굵직굵직한 공약들도 임기 반환점을 돌았음에도 여전히 공회전하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경쟁 논리’와 수월성 교육을 외면하면서 중등교육은 심각한 기초학력 저하 사태에 시달리고 있다. 또 고등교육의 질적 강화는 외면받으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반한 대학 선별투자나 대학 구조조정 등은 논의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교육 정책만은 이념이나 정치 논리에서 벗어나 미래 대비를 위한 안정적인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민들은 공정한 경쟁의 장에서 자녀들이 미래 인재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만큼 현 정부의 공정성 강화 정책이 ‘기계적 평등’을 초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진영 논리에서 탈피하지 못한다면 남은 교육개혁마저 땜질 처방에 그칠 수 있다”며 “국민적 염원이 집결한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진정 모두를 위한 교육의 기치를 내걸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희원기자 heew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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