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민주화 시위가 22주째 이어진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인 신화통신의 홍콩사무실이 시위대의 공격을 받아 입구 유리문이 깨지는 등 크게 파손됐다. 중국에서 뉴스 보도를 사실상 독점하는 관영기관으로 중국 당국의 목소리 역할을 하는 신화통신이 공격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오후에도 홍콩에서 시민 수천명이 집회와 시위를 진행했다. SCMP는 “홍콩 경찰은 이날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비교적 이른 시간대인 오후4시부터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는 등 초강경 진압에 나섰고 각지에서 시위대와 충돌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는 완차이에 있는 신화통신의 홍콩사무실을 습격해 입구 유리문과 창문을 부수고 붉은색 잉크를 뿌린 뒤 로비에 불을 질렀다. 시위대는 입구 옆 벽에 ‘중국 공산주의자들을 추방하라’고 적었다.
시위대가 중국의 홍콩 연락사무소와 샤오미 등 중국 관련 기업들을 공격한 적은 있지만 뉴스 매체를 겨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로이터 등 외신들은 신화통신이 중국 정부 산하기관이라는 점에서 허위보도에 대한 홍콩인들이 분노가 그만큼 컸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의 권위의 상징인 연락사무소와 신화통신이 잇따라 공격을 받으면서 중국의 홍콩사태 개입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이날 “폭도들이 신화통신을 파괴하는 것은 홍콩 법치에 대한 도발이자 중앙정부와 본토에 대한 도발”이라고 밝히며 중국 당국이 관련 후속조처를 취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편 중국 최고지도부 내에서 홍콩·마카오 업무를 관장하는 한정 정치국 상무위원이 6일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과 만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홍콩 정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람 장관이 5일 밤 베이징으로 이동해 6일 한 상무위원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의 공식 회동은 지난 6월 홍콩 사태가 시작된 후 처음이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