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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 빠진 한반도 평화...한미동맹 틈 막아 안보불안 없애야

[文정부 임기 반환점-외교·안보]

북핵 위기 '일촉즉발' 상황 속 대화 문 열었지만

대북관계 중시하다 美·中·日 외교서 잇단 실축

비핵화 풀려야 남북관계 풀려...동맹 재강화 집중을

문재인 대통령이 6월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판문점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17년 9월3일 오후12시29분. 기상청 지진 감지 시스템에 규모 5.7의 인공 지진파가 포착됐다. 진앙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지 불과 117일 만에 북한이 감행한 6차 핵실험이었다. 한국은 물론 국제사회가 발칵 뒤집어졌다. 이후로도 북한은 추가 미사일 실험을 단행했고 한반도 위로는 미군의 ‘죽음의 백조’ B-1B 랜서가 수시로 날아다녔다. ‘동북아의 화약고’라는 단어가 주는 공포가 한반도를 뒤덮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와 미국 조야에서 흘러나오는 ‘코피 전략(bloody nose strike)’ 등은 북한이 견디기 힘든 부담이었다. 결국 북한은 2018년 1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를 기점으로 대화의 장으로 다시 나왔다. 세 번의 남북정상회담, 두 번의 북미정상회담이 열렸다. 이 모든 게 역사적 이벤트였다.

그러나 한반도를 여러 글로벌 이슈 중 하나 정도로 취급하는 미국, 오로지 미국만 바라보는 북한, 북한만 지나치게 의식하는 한국 등 남북미의 서로 다른 협상 기준은 불협화음을 냈다. 3자 간 동상이몽(同床異夢)의 파열음은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을 기점으로 본격화했다. 문 대통령의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 로드맵에도 균열이 생겼다.





심지어 비핵화 엇박자는 한국 외교의 전반을 흔들었다. 강력한 한미동맹 및 한미일 군사 협력을 바탕으로 정치·외교·경제적 성장을 구가해온 한국은 북한 변수를 지나치게 의식하다 외교적 실축을 여러 차례 범했다. 무엇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집권 이후 급변하고 있는 미국의 대외전략에 빠른 대응을 하지 못했다. 북한과의 대화에만 집중하면서 동북아 군사 협력의 한 축이었던 일본과의 외교는 사실상 실패했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과정에서 일본과의 양자 관계만 계산하고 한미동맹에 미칠 파장을 제대로 따지지 못한 것은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외교 참사다. 미국은 이 과정에서 한국에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고 이에 일본은 역사적 반성은커녕 미국의 불만을 등에 업고 기세등등하다.

대중 외교도 불안하다. 문 대통령이 집권 첫해 서둘러 중국을 찾아간 후 여러 차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답방을 추진했으나 문재인 정부가 임기 반환점을 돌 때까지 중국은 무소식이다. 반면 김 위원장은 네 차례 방중했고 시 주석은 6월 평양을 전격 방문해 북중 밀착을 세계적으로 과시했다. 중국의 뒷배를 믿는 북한은 ‘하노이 노딜’ 이후 미사일·방사포 시험을 열두 차례 강행했다. 그럼에도 한국의 대응은 모호하다. 이에 평화에 대한 기대감 대신 안보 불안감이 커지는 실정이다.

김병연 서울대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남북관계를 해빙시키고 대화의 물꼬를 트게 하고 북미회담이 열리게 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며 “하지만 그게 어떤 면에서는 협상이 지지부진하게 되는 원인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남북문제에 속도를 내 비핵화를 풀자는 것은 전후가 잘못된 것”이라며 “비핵화가 먼저 풀려야 남북문제가 풀린다”고 말했다.

임기 후반기에는 무엇보다 시험대에 오른 한미동맹을 어떻게든 재강화해야 한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연구실장은 “한국 안보의 기본은 한미동맹”이라며 “북한이 우리를 무시하고 문 대통령을 쉽게 폄훼하는 것은 한미동맹에 틈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안보 소식통은 “미국에서는 한국이 지소미아를 종료한 것을 두고 미국을 건드렸다는 불만이 팽배해 있다”며 “오늘날의 외교는 평면적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정영현·양지윤·김인엽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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