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의 연쇄 대형 산불 대응을 두고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트위터에서 설전을 벌였다. 이들은 각각 공화당과 민주당 소속으로 자주 충돌을 빚어온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뉴섬 주지사가 “산림 관리를 형편없이 했다”며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 나는 그에게 환경론자들이 무슨 요구를 하든 숲의 바닥을 청소해야만 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발언은 올가을 캘리포니아에서 건조하고 따뜻한 날씨에 허리케인급의 강한 바람이 불면서 10건이 넘는 대형 산불이 곳곳에서 발생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매년 불길이 치솟고 캘리포니아는 불에 탄다. 똑같은 일”이라며 “그러면 그(뉴섬 주지사)는 연방정부에 지원금을 요청하러 온다. 더 이상은 안 된다”라고 썼다.
이에 뉴섬 주지사는 반박 트윗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했다. 그는 “당신(트럼프 대통령)은 기후변화를 믿지 않는다. 당신은 이런 대화에 참여하지 않아도 된다(You are excused from this conversation)”고 밝혔다.
정치적 진영이 갈린 이들은 환경 문제나 이민 현안 등을 두고 종종 대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월에도 캘리포니아에 산불이 나자 캘리포니아 주에 대한 연방재난관리청(FEMA)의 지원금을 삭감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이들의 트윗 설전과 관련해 워싱턴포스트(WP)는 “모호하지만 대통령이 캘리포니아의 산불 대응을 위한 연방정부의 지원금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암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WP는 “이번 발언은 대통령의 캘리포니아에 대한 오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며 뉴섬 주지사의 발언이 “기후변화의 영향을 오랫동안 인정하지 않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 방 먹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대통령이 자신의 공격을 뉴섬에게 집중했지만 캘리포니아 산림의 대다수는 연방정부가 관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캘리포니아 곳곳에서 기승을 부리던 대형 산불은 확산세를 멈추며 한 고비를 넘긴 분위기다. 미 공영라디오 NPR은 전날 캘리포니아 소방국(캘 파이어)을 인용해 “대부분의 캘리포니아 산불이 70% 이상 진화됐다”고 보도했다. 또 소방당국은 3일 오전 로스앤젤레스(LA) 북서부 지역 주민 1만 1,000여 명에게 내려졌던 긴급대피 명령을 모두 해제했다.
올가을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산불로 북 캘리포니아 와인 산지 소노마 카운티에서 발생한 ‘킨케이드 파이어’가 7만 7,758에이커(약 313㎢)를 태운 가운데 산불 진화율이 76%까지 올라가면서 불길은 거의 잡혀가는 추세다. 또 대피했던 주민들도 대부분 집으로 돌아가는 게 허용됐다고 AP는 번했다. 새들리지 파이어도 8,799에이커의 면적을 태우고 이날 오전까지 97%가 진화된 것으로 집계됐다.
/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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