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조롱’ 논란의 중심에 선 일본 의류 업체 유니클로 광고를 패러디해 날카롭게 비판한 대학생에게 의로운 시민상이 수여됐다.
4일 광주시는 정례조회에서 전남대 사학과 4학년 윤동현(24) 씨에게 의로운 시민상 상패를 수여했다.
이 자리에서 이용섭 광주시장은 “한 청년의 깨어있는 의식이 왜곡된 역사를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됐다”면서 “이를 올곧게 평가하고 시민과 함께 공유하는 것 또한 광주공동체의 역할”이라고 수상 배경을 설명했다.
윤씨는 지난달 근로정신대 피해 당사자인 양금덕(90) 할머니와 함께 “제 나이 때는 얼마나 힘드셨냐”, “그 끔찍한 고통은 영원히 잊을 수 없어”라는 문답 영상을 제작해 눈길을 끌었다.
90대 할머니가 10대 소녀로부터 “제 나이 때는 어떻게 입었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게 오래전 일은 기억 못 한다”(I can‘t remember that far back)고 답하는 유니클로 광고 영상을 패러디한 것이다.
한편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 규제 도발로 촉발된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았던 유니클로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조롱하는 듯한 광고로 질타를 받았다.
지난달 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위안부 할머니를 비꼬는 듯한 이번 유니클로 광고”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을 올린 사람은 “방금 유니클로 광고 보다가 너무 어이가 없었다”며 “일본 유니클로가 아무 생각 없이 이 광고를 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의도가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일본과 한국 사이 위안부 할머니 문제를 조롱한 것 같다는 느낌이 온다. 불매 제대로 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니클로는 지난 15일부터 ‘유니클로 후리스 : LOVE & FLEECE편’ 국내 CF방영을 시작했다. 광고 내용을 보면 패션 컬렉터 98세 할머니와 패션 디자이너 13세 소녀가 등장한다. 소녀가 할머니에게 “스타일 완전 좋은데요. 제 나이 때는 옷을 어떻게 입었냐”고 질문을 던진다. 그러자 할머니는 “80년도 더 된 걸 어떻게 기억하냐”고 되묻는다. 이후 서로 웃으면서 광고는 마무리된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80년도 더 된 걸 어떻게 기억하냐”라는 대사다. 80년 전이면 1940년대고, 이 시기는 한국의 일제강점기 시기다.
할머니가 80년 전을 언급하며 기억도 나지 않는다고 한 부분은 한국 여성들이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간 시기를 연상하게 되기 때문에 논란을 살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이 네티즌들의 분석이다.
사태가 확산되면서 유니클로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모독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새 광고 송출을 전면 중단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