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을 이용해 소비자가 짝퉁(가짜상품) 여부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손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품인증 등을 가장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물류·유통관리 도구가 블록체인입니다.”
보안기술 스타트업 블록오디세이의 연창학(사진) 대표는 4일 서울경제와 만나 “QR코드와 블록체인을 연계한 기술이 기업에는 비용절감을 가져다주고 소비자에게는 위조품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 유용한 솔루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블록오디세이가 개발한 정품인증 솔루션은 QR코드에 위·변조를 막기 위한 전자서명을 새겨 넣고 전 유통과정 데이터를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방식이다. QR코드로 대중성을 높이고 제조·물류기업이 적용하기 쉽도록 블록체인 알고리즘 등을 기본 보안방식과 차별화한 게 특징이다.
연 대표는 “보통 기업들이 유통관리와 정품인증 솔루션을 따로 구매해왔지만 블록오디세이는 유통·물류 데이터만 수집·처리해도 정품인증까지 가능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일반 QR코드는 대중적인 반면 보안에 취약한 게 약점이다. 블록오디세이는 이 QR코드에 전자서명을 삽입해 위조를 차단했다. 연 대표는 “QR코드는 복제할 수 있지만 삽입된 전자서명 고유의 키 값을 짝퉁 판매자들이 추출할 수 없기 때문에 위조는 불가능하다”며 “소비자가 전용 앱으로 QR코드를 찍으면 위조품 여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위조가 아닌 QR코드 복제로 짝퉁을 팔려고 해도 블록체인으로 가려낼 수 있다. 그는 “가령 중국 베이징에서 한 판매자가 가짜 화장품을 파는 순간 서울 한 백화점의 정품 정보가 블록체인상에 떠 사실상 정품과 복제품을 함께 판매할 수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짝퉁 화장품 구매자가 사용 후 피부 손상으로 환불할 경우도 그동안 위조·복제품 판매자를 찾을 방법이 없었지만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유통경로 데이터로 판매자를 확인하고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화장품 회사 아모레퍼시픽의 투자를 받은 블록오디세이는 현재 아모레퍼시픽 제품에 대한 정품인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연 대표는 “아모레퍼시픽의 도입시기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내년께는 소비자들이 몇 개 브랜드에 대해 진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AIST 기술경영학부를 나온 연 대표는 보안 관련 벤처업체 등을 거쳐 KAIST 출신 동료들과 함께 지난 2018년 창업했다.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가 운영하는 팁스(TIPS·민간주도형 기술창업지원) 기업에 선정됐다.
블록오디세이는 할랄 및 원산지 인증이 중요한 사업으로 꼽히는 중동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연 대표는 “블록체인도 국가별 장벽이 있는 만큼 해외 기업들과의 데이터 연동을 확장하는 블록체인 기업의 힘이 세질 수밖에 없다”며 “해외 파트너를 늘리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현욱기자 hw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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