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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색·배관교체 나선 은마아파트 … ‘재건축 장기전’

상한제까지 시행…사업성 저하에

주거환경 개선하며 ‘기다리자’

21.8억에 거래 또 최고가 경신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된 가운데 서울 강남 재건축 대장주인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내부도색과 배관교체 등 미뤄왔던 보수공사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1979년 입주한 은마는 올해로 준공 40년 차에 접어들지만 서울시가 정비계획수립조차 불허하면서 사업이 장기간 답보상태다. 이런 가운데 상한제까지 시행되면서 은마가 재건축 장기전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은마 외에 장기전에 대비하는 초기 재건축 단지들도 하나둘 나오고 있다.

◇ 12억 들여 내부도색, 배관도 교체 =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K-아파트)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지난 9월 ‘아파트 공용부분 내부 균열보수 및 재도장 공사 업체선정 입찰 공고’를 내고 입찰을 진행했다. 해당 입찰은 12억 4,000만원을 제안한 한 건설업체에 낙찰됐다. 이외에도 단지 내 주차장 및 도로를 1억 4,000여 만원을 들여 부분보수하고 승강기 보수, 방화문 교체 등 그간 미뤄왔던 아파트 노후 부분에 대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들 입찰은 분양가상한제 관련 법안 입법예고 이후인 9월에 이뤄졌다.

이와 별개로 수도 배관교체 공사를 위한 주민 설문도 진행 중이다. ‘은마 반상회’라는 주민 모임이 주도하고 있는 데 현재 약 43% 가량의 배관교체동의서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유주 동의율 50%를 넘기면 즉시 공사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배관교체를 위한 공사비는 약 35억원이 드는 것으로 추산됐다. 그동안 단지 급수시설에서 녹물이 나오는 문제는 계속해서 제기됐다. 하지만 이를 수리하면 재건축 진행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참고 지내오다 최근 본격적인 정비 추진에 나선 것이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경./서울경제DB




◇ 장기전 준비, 시세는 최고가 기록
= 정비업계는 이에 대해 상한제 시행에 따라 사업성이 저하가 불가피하자 장기전을 대비하려는 것으로 해석한다. 은마 재건축은 지난 2003년 추진위원회승인 이후 아직도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35층 룰’ 등 각종 규제에다 서울시가 고의로 재건축 심의를 지연시키고 있어서다.

이런 가운데 시세는 최고가 기록이 나왔다. 지난 10월 은마아파트 전용 84.43㎡가 21억 8,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9월 실거래가(19억9,500만원)보다 2억원 가량, 지난해 역대 최고가 20억 5,000만 보다도 1억3,000만원 상승한 값이다. 현재 호가는 22억원 가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근 부동산 대표는 “현재 구매하려는 대기수요는 꾸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들어 1월부터 현재까지 은마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는 총 126건이다.



은마 외에 장기전을 준비하는 재건축 단지들도 하나 둘 나오고 있다. 대치동 선경아파트의 경우 올해 초 외부도장을 시행했다. 또 이 단지는 지난해 말 노후 아파트의 고질적인 주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지 내에 있는 녹지를 주차장으로 전환하는 주차장 확장 공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등 사실상 이번 정권에서는 재건축 추진이 힘들다고 보고 아파트 보수 등을 진행하는 것”이라며 “급한 사업이 아닌 이상 정권이 바뀔 때까지 기다리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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