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중 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은 9살 체조 꿈나무가 8명에게 장기기증을 하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6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경남 창원의 한 초등학교 3학년 고(故) 최동원(사진) 군은 지난 2일 운동 중 머리를 다쳐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깨어나지 못했다. 이에 최군 부모가 기증원에 장기기증 의사를 알려왔고 지난 5일 최종 뇌사판정을 받은 후 심장, 간, 폐, 신장, 각막 등을 기증해 비슷한 또래 8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했다.
기증원 관계자는 “최군 자신의 장기기증 사전 서약은 없었지만 평소 나눔에 관심이 많았던 심성을 존중하자는 뜻에서 가족들은 장기기증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가족들에 따르면 최 군은 어린 학생이었지만 학용품을 교우들에게 선뜻 나눠주고 ‘굿네이버스’ TV 광고를 보고 용돈을 털어 불우 아이 돕기 정기 후원을 할 정도로 나눔에 적극적이었다.
이 관계자는 “최종 뇌사 판정과 장기이식 수술을 앞두고 가족들은 마음을 추스르지 못하는 듯 보였다”며 “하지만 최 군도 아마 동의했을 것이라며 가족들은 장기기증을 후회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군 어머니는 ‘동원이는 비록 죽지만 죽음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동원이의 장기를 받은 분들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현재 장기기증은 기증서약을 했더라도 가족동의가 없으면 기증이 이뤄지지 않는다. 기증원 관계자는 “최 군의 경우 평소 가족끼리 기증에 대한 대화를 나눴기에 실제 기증을 결심할 수 있었다”며 “새 생명을 선물 받은 분들이 최 군이 꿈꾸던 많은 소망을 대신 이뤄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박현욱기자 hw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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