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국회에서 야당 의원을 향해 소리를 지르며 야유를 보내 일본 내에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7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야권 무소속 이마이 마사토 의원은 전날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아베 총리와 측근 하기우다 고이치 문부과학상이 연루된 의혹을 받는 가케학원 스캔들과 관련해 질의를 했다. 가케학원 스캔들은 아베 총리가 자신의 오랜 친구인 사학재단 가케학원의 가케 고타로 이사장이 대학 수의학부 신설을 정부로부터 허가받는 데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다.
이 스캔들과 관련해 하기우다 문부과학상이 관방부 장관이던 2016년 문부과학성 국장에게 아베 총리의 이름을 거론하며 수의학부 신설을 압박한 내용이 담긴 정부 내부 문서가 2017년 공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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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리의 야유는 이마이 의원과 하기우다 문부과학상이 질의와 답변을 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마이 의원이 2017년 공개 문서와 관련해 “문부과학성 직원이 쓴 것이냐”고 묻자 하기우다 문부과학상이 “문서에 대해서는 나는 모른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의석에서 자민당 의원들이 이마이 의원을 비판하는 야유를 보냈고, 아베 총리도 “네가 만든 것 아니냐”고 외쳤다.
일본에서 총리가 국회에서 자신의 자리에 앉아 질의하는 의원을 향해 소리를 지르며 야유를 퍼붓는 일은 극히 드물다. 의혹을 뒷받침하는 문서의 출처를 묻는 의원에게 “네가 만든 것 아니냐”고 외쳤다는 것도 비상식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아베 총리가 이런 야유를 하자 이마이 의원은 “엄청난 모욕”이라고 반발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좌석에서 발언을 한 것은 죄송하다”고 사과했지만 발언 내용은 철회하지 않았다. 다나하시 야스후미 예산위원장은 “각료석에서 불규칙적인 발언을 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고 아베 총리에 주의를 줬다.
/이신혜인턴기자 happysh040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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