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한미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를 둘러싼 북미 간의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이 미국의 비질런트 에이스 강행 의사에 강력히 반발하는 만큼 비핵화 협상에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데이브 이스트번 미 국방부 대변인은 6일(현지시간) “우리는 북한의 분노에 기반해 훈련을 시행하거나 규모를 조정하지 않는다”며 훈련 강행을 시사했다. 데이비드 골드파인 미 공군 참모총장도 지난해 취소했던 비질런트 에이스를 올해는 실시한다고 밝히며 “우리가 현재 처한 환경이 요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전날 북한이 권정근 외무성 순화대사 담화를 통해 대미 강경발언을 낸 데 대한 반응으로 해석된다. 권 대사는 “스톡홀름 조미실무협상이 결렬된 지 한 달 만에 미국이 연합공중훈련 계획을 발표한 것은 우리에 대한 대결 선언으로밖에 달리 해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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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라는 협상시한을 고려할 때 북미가 이달 내에 대화를 재개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양측의 신경전은 협상력을 높이려는 차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비핵화 협상 과정을 거치며 북미는 대화에 앞서 상대방의 최대 양보를 이끌어내기 위해 벼랑 끝 전술을 펴왔다. 이에 따라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미국을 겨냥한 무력시위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비질런트 에이스 필요성 강조가 방위비 분담금 협상 및 인도태평양전략 참여 등 한미 간의 현안과 연계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실제 외교가에서는 미국이 한미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에서 한반도 안보 유지와 관련이 있는 모든 미군 자산관리 비용을 한국 측에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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