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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수사 줄인다더니…고발 전 세월호 특수단 설치한 검찰

세월호 참사 5년만 전격 재수사

전국 특수통 검사 8명 파견완료

직접수사·검사파견 反개혁 지적

"야당 겨냥 수사면 OK?…내로남불"

윤석열 검찰총장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 의혹 규명을 위해 윤석열 검찰총장 지시로 즉각 출범한 특별수사단이 그동안 공언한 검찰개혁 기조와 정면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직접수사를 축소하겠다고 스스로 약속한 검찰이 또다시 ‘특수수사 전성시대’를 선언했다는 것이다. 특히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등 주요 피고발인에 대한 고발도 이뤄지기 전에 특수단이 설치되면서 정치적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8일 대검찰청은 임관혁(53·사법연수원 26기) 안산지청장을 단장으로 하는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 검사 인선을 완료했다. 조대호(46·30기) 대검 인권수사자문관, 용성진(44·33기) 영동지청장 등 부장검사 2명과 함께 평검사 5명이 합류했다. 대검 관계자는 “특수수사 경험이 풍부한 검사 8명으로 특수단을 구성했다”며 “서울중앙지검 소속을 제외한 전국 일선 검찰청에서 검사를 모았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 부산항운노조 취업비리 사건 등을 수사했던 ‘특수통’ 검사들이 한데 포진한 모양새다.

이는 검찰 직접수사를 줄이고 파견근무를 최소화하겠다는 법무부와 검찰의 검찰개혁 기조와 정면으로 부딪힌다. 앞서 법무부와 검찰은 특수수사로 대표되는 검찰 직접수사를 축소하겠다며 3곳을 제외한 전국 검찰청 특수부를 폐지한 바 있다. 형사·공판부로 검찰의 중심을 이동시키는 동시에 업무량 과중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검사의 외부파견을 최소화하는 파견심의위원회제도도 도입됐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5년 만에 검찰이 대규모 재수사에 돌입하며 이 같은 시도가 ‘공염불’이 됐다. 검찰 특수수사는 검찰이 사실상 사건·사안과 수사대상을 선택해 인력을 대거 투입하고 범죄사실을 ‘탈탈 터는’ 방식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검찰권 남용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를 둘러싼 수사가 시민사회의 항의에 직면한 이유이기도 하다.



진실규명의 필요성과 별개로 검찰은 고발 약 7개월 만에 재수사에 착수하며 이 같은 수사 관행을 답습했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는 지난 4월 해군·해경 등이 세월호 DVR(CCTV 영상녹화장치) 수거과정을 은폐한 혐의가 있다며 수사를 요청했으나 그간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수사 선상에 오른 핵심인물들에 대한 고발은 아직 이뤄지지도 않았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는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등 책임자 122명을 오는 15일 고발할 예정이다.

법무부의 검찰개혁 실무기구인 법무·검찰개혁위 역시 세월호 특수단이 검찰개혁 기조에 역행한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개혁위 소속의 한 위원은 “개혁위에서 이를 안건으로 논의한 바는 없지만 특수수사를 축소하고 장기적으로는 직접수사를 폐지한다는 (검찰개혁) 흐름에 배치되는 상황인 것은 확실해 보인다”고 했다. 한 현직 부장검사는 “특수수사·파견근무 하지 말라던 법무부가 세월호 특수단 출범에 조용한 것은 야당 인사가 수사 선상에 올랐다는 이유 때문 아니냐”며 “정권 인사에 대한 수사와 비교해 ‘내로남불’이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법조계에서는 이번 수사가 내년까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들은 총장 하명이 있는데다 유가족이 고발을 앞두고 있는 책임자 122명 전원에 대한 소환조사가 불가피한 만큼 수사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윤 총장은 임 단장에게 “세월호와 관련된 모든 의혹을 정리한다는 각오로 임해달라”며 한점 의문을 남기지 않는 ‘철저한 수사’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단 소속 검사들은 11일부터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한다.
/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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