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방송된 tvN 수목드라마 ‘청일전자 미쓰리’(연출 한동화, 극본 박정화, 제작 스튜디오 드래곤·로고스 필름) 14회에서는 TM전자의 무차별 공격에 흔들리는 청일전자의 모습이 그려졌다. 기적처럼 찾아온 홈쇼핑 론칭의 기회는 부품 공급에 차질이 생기며 위기를 맞고, 이선심(이혜리 분)은 TM전자에서 보낸 ‘60억’ 손해배상청구 내용증명까지 받게 됐다.
청일전자 직원들의 홈쇼핑 ‘대박’ 신화의 꿈은 점점 멀어져 갔다. 오랜 시간 협력 관계를 맺어온 하청업체 사장들이 추가 부품 공급이 어렵다는 통보와 함께 청일전자를 외면했기 때문. 홈쇼핑 방송 당일까지 청소기 2천 대를 생산해야 하는 상황에서 그들의 말은 청천벽력과도 같았다. 명인호(김기남 분) 대리를 비롯한 직원들은 직접 발품을 팔며 대체할 업체들을 수소문에 나섰다.
유진욱(김상경 분) 부장은 협력업체의 사장들을 만났다. 무기력한 모습으로 나타난 유부장은 조급하고 간절한 마음은 숨긴 채, 담담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계속 이런 식이라면 대기업에 죽어나는 우리 같은 을(乙)들에게는 악순환의 반복이겠지만, 이게 현실인데 어쩌겠습니까. 같은 약자로서 이해합니다. 저라도 어쩔 수 없을 겁니다”라며 그들의 사정을 이해했다. 유부장이 떠나고 남은 사장들의 마음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 하지만 그들도 선뜻 TM의 제안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모두가 팍팍한 상황과 안쓰러운 처지에 놓여있는 ‘약자’들의 공감이 진한 울림을 새겼다.
직원들의 노력으로 청소기 부품은 퍼즐 조각을 맞추듯 조금씩 마련이 되고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 문제는 김사장(강신구 분)의 업체에서 받아야 할 부품이었다. 결국 공장의 생산라인도 멈추고, 송영훈(이화룡 분) 차장은 어렵게 따낸 홈쇼핑 론칭의 기회가 사라질 위기에 가슴 졸였다. 결국 모든 것을 체념하려는 그때, 청일전자 마당으로 김사장이 보낸 부품들이 도착했다. 오만복(김응수 분) 사장, 그리고 청일전자와의 ‘의리’로 그들의 손을 잡아준 것이었다. “세상 예전 같지 않아. 나 살기도 버거운데, 의리니 도리니 지키기 어렵지”라며 고마움을 표하는 오사장의 말이 공감을 자아냈다.
이날 하은우(현봉식 분) 과장은 지금까지 황지상(정희태 분) 차장이 벌인 일들을 폭로할 USB를 들고 유부장을 찾았다. 황차장의 배신으로 오갈 곳 없어진 자신에게 마지막까지 손 내밀어준 유부장 앞에 “가진 것도 없는 놈이 고생은 하기 싫고, 좀 폼나게 살아보려고 했거든요. 그런데 방법이 없더라고.”라며 눈물로 반성하고 사과하는 그의 모습이 가슴 뭉클했다. 자신의 인생을 위해 이기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었던 하과장의 모습은 우리의 현실과 닮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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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지금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도, 회사에 대한 의리로 쉽게 청일을 떠나지 못하는 최영자(백지원 분) 반장의 모습도 그려졌다. 하루하루 그저 버티며 살아가는 일이 먼저였기에, 지금껏 살갑게 살피지 못했던 딸에게 사과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온기라고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던 최반장의 가족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변화하는 모습이 따뜻한 감동을 선사했다.
방송 말미에는 하과장에게 받은 USB 파일을 들고 직접 문형석(김형묵 분) 상무를 찾아간 유부장의 모습이 그려졌다. “여기까지만 하시죠”라는 짧지만 강력한 경고를 날린 유부장과 문상무의 팽팽한 대립과 함께, “박도준 말입니다. 그 친구를 보면 젊었을 때 형님 생각이 납니다. 그 친구까지 그렇게 만들지 말아 주십시오”라는 유부장의 마지막 한 마디가 의미심장했다. TM전자의 소송에 ‘진실’이라는 강력한 무기로 대응에 나선 이선심과 유부장, 그리고 박도준(차서원 분)의 반격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14회 시청률은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에서 가구 평균 2.8% 최고 3.4%로 케이블과 종편을 포함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며 뜨거운 호응을 이어갔다. tvN 타깃인 남녀2049 시청률에서도 평균 1.4%, 최고 1.7%를 기록하며 케이블과 종편을 포함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유료플랫폼 전국기준 / 닐슨코리아 제공)
종영까지 단 2회만을 남겨둔 ‘청일전자 미쓰리’ 15회는 오는 13일(수) 밤 9시 30분 tvN에서 방송된다.
/김주원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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