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극장가는 여성 서사의 작품들이 대활약 중이다. ‘벌새단’, ‘메기떼’ 등 팬덤을 구축하며 꾸준히 장기상영을 이어가고 있는 <벌새>와 <메기>, 그리고 개봉 전부터 열띤 관심을 받으며 흥행 돌풍 중인 <82년생 김지영>, 그리고 개봉을 앞두고 있는 <이태원>까지 여성 감독, 여성 주연, 여성 서사의 작품이 극장가를 사로잡고 있다.
먼저 김보라 감독의 <벌새>는 연이은 극찬 릴레이로 장기 흥행 중인 올해 최고의 화제작으로, 전세계 영화제 34관왕 쾌거에 이어 제77회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후보 사전 심사를 통과하며 한국 대표 영화로서다시 한번 이름을 알렸다. 이옥섭 감독의 <메기>는 청년실업과 인간관계 등 현대인들의 고민을 재기발랄하게 녹여낸 미스터리 펑키 코미디로, 밀레니얼 세대들의 많은 지지와 공감을 얻으며 입소문 열풍을 이끌었다.
또한, 김도영 감독의 <82년생 김지영>은 세대를 불문한 폭발적인 호응을 받으며 개봉 8일차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서고, 11일째 200만 관객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우며 순항 중이다. 이처럼 최근 흥행작들 모두 여성 감독, 여성 주연인 이야기로, 한국 영화계 여성 서사의 뜨거운 힘을 증명했다. 마찬가지로 개봉 예정인 <이태원> 또한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에서 화제를 모은 강유가람 감독의 작품으로, <보희와 녹양><우리집><벌새><메기>에 이어 여성 중심의 한국독립영화 흥행열기를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영페미니스트의 현재를 다룬 영화 <우리는 매일매일>로 제2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한국장편경쟁 작품상을 수상하고, 2019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상 신진여성문화인에 선정된 강유가람 감독의 다큐멘터리 <이태원>이 올해 말 극장 개봉을 확정하고 보도스틸을 공개했다. <이태원>은 미군 달러가 이태원을 지배했던 시대부터 지금까지, 같은 곳에서 살아온 여성들의 기억과 일상을 통해 공간의 변화 속, 비가시화되는 여성들의 삶을 보여준다. 이미 서울독립영화제, 인천인권영화제 등 다양한 영화제에서 주목 받은 <이태원>은여성의 시선으로 당신의 삶을 보여주는 대표 여성주의 다큐멘터리로, 영화제 공개 이후 미공개된장면 추가 등 재편집을 거쳐 새로운 개봉 버전으로 극장가를 찾을 예정이다.
강유가람 감독은 “용산 미8군 기지촌으로 성장한 ‘이태원’은 현재, 다국적 레스토랑, 다양한 인종으로 표상되는 ‘핫한 이방적공간’으로 미디어에 재현된다. 미군 대상 유흥 산업에 종사했고, 여전히 이곳에 살아가고 있는 여성들에게 이 급격한 변화는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라는흥미로운 질문을 던진다.
관련기사
미군 달러가 지배하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태원에서 살아남은 삼숙&나키&영화의 이야기<이태원>.이후 IPTV, 다운로드 서비스 등 2차 공개 없이 오직 극장에서만 관객들을 만날 수 있는 작품으로 이번 개봉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여성 바람과 함께 겨울 개봉!
/김주원기자 sesta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