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세종은 지난 8일 JTBC 금토드라마 ‘나의 나라’(연출 김진원, 극본 채승대 윤희정) 11회에서 방원(장혁 분)의 칼이 돼 남전(안내상 분)을 무너뜨리려는 서휘의 애달픈 복수를 표현했다.
동생 서연(조이현 분)을 죽인 남전만 부숴버리면 더 이상 방원의 곁에 있지 않겠다는 서휘. 독성 강한 약으로 간신히 버티는 휘는 어느 때보다 대범했다. 어떤 위협에도 흔들리지 않으며 삶의 이유가 복수 말고는 남아 있지 않은 공허한 눈빛이었다.
남전의 세상을 몰락시키기 위해 칼을 다시 빼든 휘. 휘는 남전을 향해 “네가 살 수 있는 유일한 길, 알려주랴? 나를 위해 살고 죽어라”라고 엄포를 놨다. 남전이 휘에게 했던 모욕 그대로를 갚아주며 휘는 씹어먹을 듯한 눈으로 남전을 노려봤다.
“개처럼 잘 짖고 잘 뛰고 잘 물어라 내가 그랬던 것처럼”이라며 쏘아붙이는 휘의 표정엔 살기가 담겨 있었다. 양세종은 압도적 화면 장악력으로 휘의 슬픈 카리스마를 휘몰아쳤다. 양세종은 남다른 위용과 휘의 아픔이 담긴 섬세한 감정 표현으로 처절한 복수극을 이어갔다.
앞서 “네 누이 명복을 빈다만 너로 인한 죽음은 네 누이가 마지막이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남전의 모욕에 애써 분노를 누르는 장면에서 양세종의 세밀한 연기력이 다시 한 번 빛이 났다.
뒤돌아선 채 눈을 살짝 움직인 후 감정을 숨긴 채 능청스럽게 말을 잇는 모습은 양세종의 단단한 연기 구력이 농축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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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세종은 ‘나의 나라’에서 복수를 향해 달려가는 수많은 인연들과 끈끈한 형제애로 감동을 안긴다.
오랜 벗이라 목숨보다 귀하게 여기는 남선호(우도환 분)와의 가슴 아픈 우정, 전장에서 함께 살아남은 가족 같은 사이이자 ‘휘벤져스’인 박치도(지승현 분) 박문복(인교진 분) 정범(이유준 분)과의 진한 전우애는 눈물샘을 자극한다.
여기에 방원과의 뭉클한 유대 관계도 안방극장을 먹먹하게 한다. 아버지 이성계(김영철 분)와 멀어져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방원에게 “애썼소”라며 위로를 건넨 휘의 모습은 11회 명장면이었다.
양세종은 전매특허 따뜻한 눈빛과 짙은 감정 연기로 ‘나의 나라’의 또 다른 흥미 지점인 형제애를 탄탄하게 구축했다. 감정 연기의 강약 조절이 탁월한 양세종은 카리스마와 짠한 감정선을 자유자재로 펼치고 있다.
최재경 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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