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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오죽하면 "파업 일삼는 민노총 싫다"는 소리 나오겠나

현대중공업의 일부 노동조합원들이 현 노조 집행부에 맞서 새로운 노조위원장 후보를 내기로 했다. 이들은 민주노총에 가입된 현 노조 집행부가 “되돌리기 어려운 법인 분할을 끝까지 반대하느라 올해 임금협상도 타결짓지 못했고 조합비만 올렸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들의 지적처럼 현 노조 집행부는 올 들어 현대중공업 법인 분할에 반대하며 강경투쟁을 이어왔다. 5월에는 법인 분할을 결정하는 회사 주주총회장을 점거해 농성을 벌이는 과정에서 주총장 내부시설 등을 파손해 사측으로부터 3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고 이 탓에 조합원 1,350명은 해고 등 사상 최대 규모의 징계도 받았다. 노조 집행부는 이것도 모자라 손해배상에 대비하고 파업 징계자의 생계비를 마련하겠다며 조합원의 반발을 감수해가며 조합비를 75%나 올리기도 했다. 지난 1년간 조합원에게 피해를 준 것 말고 한 일이 뭐냐는 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런 노조가 2년간 더 하겠다며 출마했으니 반발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지난달 한국 조선 업계는 전 세계 선박 발주량 150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 중 129만CGT를 수주하며 중국을 제치고 다시 글로벌 1위로 올라섰다. 카타르 정부는 20조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선 발주계획을 갖고 있어 수주물량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장기침체를 겪어온 국내 조선 업계가 잇따르는 수주에 힘입어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현대중공업처럼 노조가 관성에 빠져 강경투쟁만 일삼는다면 생산성은 언제 올리고 글로벌 환경변화에는 언제 적응할 것인가. 이번 현대중공업 노조 선거에서 집행부가 바뀐다면 이는 툭하면 파업을 벌이고 조합원에게도 피해를 주는 노조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 될 것이다. 최근 대우조선해양의 수주실패 사례에서도 보듯이 이제 해외 발주처는 조선 업체의 기술력 등과 더불어 노사관계가 얼마나 안정적인지를 따진다. 노조 문제로 공정이나 납기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노조도 이제는 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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