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화백은 청담동 김리아갤러리에서 서른세 송이 연작물 15점을 지난 7일부터 12월 5일까지 전시하며 평론가들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이곳에서만 다섯 번째 개인전을 갖는 작가는 “이번 연작은 손이 지닌 불완전한 기능이 오히려 회화적 맛을 돋울 수도 있다는 점을 중시해 붓질 횟수를 줄여 완성된 화면에서 미완의 미감이 드러나도록 고심했다”며 다소 어렵게 표현했다.
그는 지금까지 해오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연작과 달리 연필 골격 단계도 생략했고 겹 칠에 의한 두꺼운 아크릴층 구축도 배제하는 등 각 단계를 압축하며 층을 만들지 않았고, 이를 통해 완성된 화면이 단층의 단순한 풍경으로 보이도록 배려했다고 작품 완성 과정을 설명했다, 따라서 이 방법을 토대로 순정한 회화 미의 세계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작가는 앞으로 이번에 새로 시작한 서른세 송이라는 주제의 연작물을 꾸준히 발표하며 완성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황 화백은 전시에 임하면서 “이번 그림들에서는 엘리스가 보이지 않아 마음이 편치 않다. 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 라는 자문을 하며, 눈을 감고 살펴보니 바깥 풍경 속을 배회하는 엘리스의 모습이 떠오른다”고 자신이 추구해온 작품 세계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이현종기자 ldhjj1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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