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혼자 즐기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는 가상현실(VR) 콘텐츠가 이끌어 갈 것입니다. 한국 콘텐츠 기업들도 미국 등 글로벌 시장으로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VR 콘텐츠를 공급하는 스타트업 어메이즈VR의 이승준(사진) 대표는 최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넥스트콘텐츠 콘퍼런스’ 강연 후 본지와 만나 “현재 운영 중인 글로벌 사업에서 사용자의 60% 정도가 미국”이라며 “미국 현지의 VR 기기·콘텐츠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2015년 설립된 어메이즈VR은 오큘러스·기어VR·스팀VR 등 글로벌 VR 플랫폼에서 다양한 VR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고 있다. 영상크리에이터들이 VR 콘텐츠를 쉽고 빠르게 제작하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공포영화·가상데이트 같은 콘텐츠가 300여개에 이른다. 오큘러스 무료 앱 가운데 상위 10위권에 들어갈 정도로 인기 앱으로 자리 잡았다.
이 대표는 “VR 콘텐츠는 단순한 영상에 그치지 않고 3D 기술, 상호작용(인터랙티브) 기술 등을 더해 사용자가 거부감을 느끼지 않고 몰입하도록 하는 게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어메이즈VR은 VR 촬영을 위한 특수카메라를 개발하고 1·3인칭 시점교차 기술 등 편집기술, 클라우드 등도 제공한다. 이 같은 기술력으로 어메이즈VR과 파트너로 맺은 크리에이터가 100군데에 달한다.
그는 “사용자가 디스플레이를 혼자 보고 즐기는 트렌드의 중심은 결국 VR”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현재 헤드셋 등 VR 기기들이 콘텐츠를 다 구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가령 180도까지 볼 수 있는 초고화질 콘텐츠를 제작하더라도 하드웨어의 한계로 완전한 화각을 재현하지 못한다. 이 대표는 “2~3년 내 혁신적 하드웨어 출현이 예상된다”며 “한국에도 뛰어난 기기들이 적용된다면 콘텐츠 시장이 더 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대표는 카카오톡 초기 멤버 중 한 명이다. 카카오 상장 후 회사를 나와 이제범 전 카카오 대표와 카카오톡 초기 개발자인 남대련· 구경렬씨와 함께 실리콘밸리에 어메이즈VR을 세웠다. 그는 “스마트폰 시대에 카카오톡를 만들었던 것처럼 새로운 트렌드에 맞는 플랫폼을 내놓기 위해 창업했다”며 “VR이 차세대 미디어 패러다임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용자보다 크리에이터가 갖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따로 영상 엔지니어가 없어도 사용자가 언제 어디서나 VR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욱기자 hw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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