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기업공개(IPO) 규모가 예상과는 달리 5년 전 사상 최대였던 알리바바의 공모액을 뛰어넘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17일(현지시간) 아람코의 기업가치가 사우디 당국이 제시한 1조6,000억∼1조7,100억 달러(1,862조4,000억∼1,990조4,400억원)의 하한선으로 책정될 경우 아람코의 공모액은 240억 달러(27조9,360억원)에 그친다고 전했다. 이는 종전 최대 IPO인 2014년 알리바바의 공모액(250억3,000만 달러)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다만 아람코의 기업가치가 사우디가 이번에 제시한 상한선에 도달하면 아람코의 공모액은 256억 달러(29조8,291억원)로 알리바바를 넘어서 ‘세계 최대’ IPO 기록을 거머쥘 수 있다. 그렇더라도 빈 살만 왕세자의 애초 기대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사우디는 IPO를 추진하면서 아람코의 기업가치를 2조 달러로 추산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우디의 이번 기업가치 목표액 하향조정은 아람코의 운영이나 지배구조 리스크 등을 인정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아람코의 적정 기업가치를 두고 증시에서는 그동안 논란이 이어져 왔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fA)의 경우는 아람코 가치를 최소 1조2,200억 달러에서 최대 2조2,700억 달러로 추산할 만큼 불확실성이 컸다.
앞서 아람코는 목표 공모가 범위를 1주당 30∼32리얄(9,311∼9,936원)로 이날 제시하고 다음 달 사우디 증시에서 전체 지분의 1.5%에 해당하는 30억 주를 상장해 최대 960억 리얄(29조8,099억원)을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아람코의 기업가치와 IPO 규모는 기관 수요 예측 등 절차를 거쳐 내달 5일 최종 확정, 발표될 공모가에 달렸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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