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보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은 19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관저로 불러 방위비 분담금 50억 달러를 내라는 요구만 20번 정도 반복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에 출연해 지난 7일 미 대사관저에서 해리스 대사 등을 만나 나눈 이야기를 전하던 중 이같이 밝혔다. 이 의원은 “인사 나누는 자리로 알고 가볍게 갔는데 서론도 없이 방위비 분담금으로 50억 달러를 내라고 여러 번, 제 느낌에 20번가량 했다”며 “제가 해당 액수는 무리하다고 말하면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얘기도 꺼냈지만 (해리스 대사가) 또다시 방위비 분담금 화제로 넘어갔다”고 했다. 이어 그는 “수십 년간 많은 대사를 뵙긴 했지만 이런 경우는 저로서는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해리스 대사와의 만남이 ‘기분이 나빴냐’는 질문에 이 의원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또 그는 “해리스 대사는 우리나라가 그동안 내야 할 돈의 5분의 1밖에 내지 않은 일이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고 주장했다”며 “미국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방위비 분담금 인상이 부당한 이유와 관련해 이 의원은 “주한미군이 주둔하면서 미국도 혜택을 보기 때문에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100% 우리가 내야 한다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이밖에 각종 세금을 면제해 주고 토지와 건물을 주는 등 직간접적으로 내는 돈도 매우 많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구나 우리가 낸 돈을 다 쓰지도 못하고 미국 측이 쌓아놓고 있다고 확인된 액수도 1조 3,000억 원”이라며 “설사 50억 달러를 우리가 내야 할 돈이라고 동의를 한다고 하더라도 누가 1년 만에 5∼6배를 올리겠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한편 바른미래 비당권파로 불리는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에 속한 이 의원은 보수통합에 대한 질문에는 “한국당 지도부 체제와 황교안 대표가 그대로 있으면서 ‘너희는 들어와 문간방에 찌그러져 있어’라고 하면 통합이 어렵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김무성 한국당 의원이 처음에 제안한 대로 ‘한국당을 허물고 새로 같이 짓자’고 하면 통합이 된다”면서도 “그러나 황 대표가 ‘총선 결과로 평가받겠다’고 하니 내려놓지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는 분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세연 한국당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일으키려 한 변화의 계기를 살리면 통합이 되는 것이고 못 살리면 안 되는 것”이라며 “보수 대통합은 오히려 안 될 가능성이 더 크고 될 가능성은 있지만 그 길은 굉장히 좁은 길”이라고 주장했다.
/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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