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가 중동 등 세계 각지에서 정보수집 활동의 핵심으로 자리 잡은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RQ-4)의 대폭적인 감축을 고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현지시간) 포린폴리시(FP)는 전ㆍ현직 국방관리들을 인용해 국방부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에 의해 고가의 무인정찰기가 격추된 지 수개월 후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새로운 무기개발에 주력하기 위해 보유 중인 35대의 글로벌 호크 가운데 최대 21대를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미 공군의 글로벌호크 감축 제의는 연례 국방예산협상의 일환으로 현재 국방장관실에 제출된 상황이며 공군 대변인은 대통령이 2020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한 후에야 감축 세부 내용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노스럽그루먼사가 제작해 지난 2001년 처음 배치된 글로벌호크는 30여대에 불과한 소수 규모로 부품의 희소성 등으로 인해 정비가 어려운 데다 131피트(약 40m)에 달하는 넓은 날개폭으로 인해 적의 레이더에 쉽게 탐지되는 등의 약점을 안고 있다.
특히 글로벌호크가 대테러전에는 유용하지만 첨단 방공능력을 갖춘 중국과 러시아 등의 위협에 대처하기에는 미흡하다는 평가도 한 감축의 한 이유로 떠오르고 있다.
FP는 국방부의 글로벌호크 감축 검토가 지난 2018년 1월 당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에 의해 마련된 국방지침인 ‘국가방위전략’에서 밝혀진 바와 같이 지난 수십년간 대테러전에 치중한 방위전략을 중국과 러시아 등 군사 강국의 위협에 대처하는 방향으로 전환한 데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근래 다양한 첨단 미사일과 방공망, 전자전 능력 개발 등을 통해 미국의 군사적 우위에 도전하고 있으며 이는 항공모함을 비롯해 미국과 동맹의 군사력을 파괴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에 미 국방부는 신형 B-21 스텔스 폭격기와 초음속 미사일 등 중국과 러시아의 방어망을 침투할 수 있는 차세대 무기 시스템 개발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며 개발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마크 에스퍼 장관의 주도로 기존 무기체계 존속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직 국방부 관리인 엘브리지 콜비는 최근 FP 기고를 통해 “미군은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가능한 공격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획기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버지니아 소재 공공정책 싱크탱크인 렉싱턴 연구소의 로런 톰슨도 “대테러전에는 적합하지만 중국과 같은 위협으로부터는 생존하기 힘들 것”이라며 “중국 영공에 글로벌호크를 띄우는 것은 자살행위와 같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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