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데뷔한 김현철이 올해 데뷔 30주년을 맞이해 13년 만에 정규앨범을 들고 돌아왔다. 김현철은 정규 10집 ‘돛’을 통해 가장 김현철다운 음악으로 대중들과 만난다.
20일 오전 서울 중구 CKL기업지원센터에서 김현철의 정규 10집 앨범 ‘돛’ 발매 기념 음악감상회가 열렸다.
17일 발매된 ‘돛’은 김현철이 13년 만에 선보인 정규 앨범이다. 김현철은 이번 음반 발표에 앞서 지난 5월 정규 앨범 선공개 형식으로 미니 앨범 ‘10th - preview(프리뷰)’를 발매했다.
김현철의 새 앨범 ‘돛’에는 더블 타이틀 곡 ‘We Can Fly High’, ‘당신을 사랑합니다’를 포함해 총 17개의 트랙이 수록돼있다. 마마무 휘인, 화사, 죠지, 박원, 백지영, 박정현, 정인, 황소윤 등 뮤지션이 참여하며 완성도를 높였다.
저 김현철은 “10집 앨범이 나왔다는 사실에 감개무량하다”며 “10집이 나올 줄 몰랐다. 9집 가수로 마감하나라는 생각이 있었다. 10집이 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고 벅찬 컴백 소감으로 운을 뗐다.
앨범 타이틀 ‘돛’ 역시 김현철의 의지와 다짐이 담겼다. 그는 “그동안 내 자력이 아닌 도와주신 분들의 힘으로 왔다”며 “보답하는 의미에서라도 내 힘으로, 내 돛을 올리고 항해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돛’이라고 정했다”고도 설명했다. 이어 “9집까지는 내 얘기를 했지만, 이번에는 누군가를 보듬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도 말했다.
이번 앨범은 가수 김현철뿐 아니라 프로듀서 김현철의 역량이 고스란히 담긴 음반이다. 김현철은 시티팝의 정수를 보여주는 동시에 희망을 전달하는 곡 ‘We Can Fly High(위 캔 플라이 하이)’, 고막 남친 박원의 보이스가 더해진 김현철 표 발라드 ‘당신을 사랑합니다(feat. 박원)’을 더블 타이틀곡으로 내세웠다.
김현철은 ‘We Can Fly High’에 대해 “지금 현실은 만만치 않다. 하지만 현실과는 좀 다른 이상을 꿈꿔야 한다는, 누구나 현실은 다 녹록지 않지만 우리는 하나를 보고 같이 날아갔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다. 2절 가사에 ‘나는 나에게 선언한다.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는 걸’이라는 가사가 나온다. 또 나이는 하나의 숫자일 뿐이라는 내 고백과 같은 곡이다. 내 음악을 좋아해 주는 모든 분들께 함께 가자고 권유하는 곡”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신을 사랑합니다(feat. 박원)’에 대해 “박원과 인연이 오래됐다. 유재하음악경연대회 때 심사위원이었던 나랑 인연을 맺었다. 나중에 음반을 내면 노래를 불러달라고 그때 계약했는데 이번에 그때의 구두 계약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푸른돛’, ‘감촉(feat. 황소윤)’, ‘안아줘(feat. 백지영)’, ‘그 여름을 기억해’, ‘그런거군요(feat. 박정현)’ 등 다채로운 매력의 17곡이 이번 앨범을 가득 채웠다. 김현철은 이번 앨범 작업에서 마마무 휘인과 화사, 죠지에 이어 박원, 백지영, 박정현, 정인, 새소년 황소윤 등 직접 픽(Pick)한 실력파 뮤지션들과 호흡을 맞췄다.
김현철은 1번 트랙 ‘푸른돛’에 대해 “이 노래는 고등학교 2학년 때쯤 들었다. 가사 뜻은 자세히 몰라도 지금까지의 생활과 다른 생활을 앞으로 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가사가 희망적이다. 지금 현실은 그렇지 않지만 앞으로는 희망적일 것이라는 내용이다. 하덕규는 포크로 풀어냈고 난 합창과 오케스트라로 거대하게 풀었다. 내가 앨범 타이틀을 ‘돛’이라고 정한 아주 결정적인 이유가 된 곡”이라고 설명했다.
또 백지영이 참여한 ‘안아줘’에 대해 “백지영을 위한 노래라고 볼 수 있다. 백지영은 진짜 우리나라에 하나밖에 없는 목소리”라고 말하며 애정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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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름을 기억해’는 김현철이 어릴 적 행복한 추억을 떠올리며 쓴 곡이자 김현철 표 레트로 감성이 편안하게 담긴 노래다. 김현철은 “지금 갈 수 없는 나라는 몇 개국밖에 없는데 진짜 갈 수 없는 곳은 자신의 어린 시절인 것 같다”며 “이 노래를 쓰고 방에서 울었다”고 작업 비화를 털어놨다.
김현철은 ’꽃‘에 대해 사회적인 메시지를 녹여냈다. 그는 “젊은 친구들이 앞길이 창창함에도 불구하고 중간에 삶을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 그렇지 않더라도 주위에 되게 힘들어하는 친구들이 많은 것 같다. 그 친구들한테 드리는 곡이다. ”고 의미를 전했다.
그는 ”여러분 모두 아름다운 꽃이다”며 “꽃이라는 게 사실 그렇다. 다 예쁘지만 꽃한테 ’네가 꽃인 걸 아냐‘고 하면 아마 자기가 꽃인지 모를 거다. 자기가 땅에 떨어져 봐야 내가 꽃이었구나를 안다는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김현철은 “어떻게 보면 다 내 이야기일지도 모른다.”며 담담하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는 “지금 여러분에게 우리의 이야기라고, 보듬어주고 싶은 사람의 이야기라고 하지만 그게 다 나한테 하는 이야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1989년 데뷔 이후 수많은 히트곡을 냈을 뿐 아니라 최근 인기를 끈 시티팝 장르의 원조로 꼽히기도 했다. 김현철은 시티팝 원조로 불리는 것에 대해 “나라는 가수, 우리 세대 가수, 이 음악 자체가 내가 만든 음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시대가 만든 음악이다. ”고 답했다.
이어 김현철은 “어느 시대가 그렇게 변화해 왔기 때문에 우리의 음악을 좋아해준 것이다. 그 힘을 받아 음악을 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젊은 친구들이 요즘 시티팝을 좋아하는 것도 시대가 이 음악을 좋아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런 시대에 살고 있는 걸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9집까지는 주로 내 이야기만 했는데 이번에는 여러분의 이야기, 우리의 이야기, 보듬어주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이어 “’We Can Fly High이 30년 음악 인생을 대표하는 곡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함께 “난 시티팝이라는 걸 모를 때부터 이런 음악을 해왔다. ”고 지난 시절을 돌아봤다.
마지막으로 김현철은 “요즘 같은 음원 시대에 판을 두 장이나(2CD, 2LP 순차적 발매) 낸다는 것에 대해 굉장히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도 있었다. 17곡을 내는 게 미친 짓 하는 거 아니냐고 한 사람도 있지만 그것이 내 DNA인 것 같다. 내가 음악을 한 지 30년이 됐고 그때는 CD라는 게 없었고 LP만 있었다. 차츰 시간이 흘러 음원 시대가 왔는데 내가 이렇게 고집하는 것에도 분명히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아직도 나의 음악적 색깔은 나도 잘 모르겠다. 음악이라는 발표하고 나면 나의 것이 아니라 듣는 여러분들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현철은 오는 21일부터 23일까지 중구 CKL스테이지에서 30주년 콘서트 ‘돛’을 개최한다.
[사진=양문숙 기자]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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