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한미일 정보공유약정(TISA)을 통해 안보협력을 계속할 수 있고 경색된 한일관계가 풀리면 지소미아를 다시 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소미아를 종료한 뒤 또다시 체결하는 게 그리 만만한 문제는 아니다”라며 지소미아 폐지가 몰고 올 후폭풍을 우려했다. 지소미아가 종료되면 한미일 안보공조 체제뿐 아니라 한미동맹 균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관계자들은 지소미아 폐지를 동맹의 신의를 저버린 행위로 규정하면서 연일 지소미아 연장을 촉구하고 있다. 워싱턴 일부에서는 한국의 지소미아 폐지가 한미일 남방 3각 체제에서 북중러 북방 3각 체제로 넘어가기 위한 전주곡이라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한미 양국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놓고 힘겨루기를 하는 가운데 지소미아 폐지는 주한미군 철수론의 빌미가 될 수도 있다. 실제로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에 대해 “추측하지 않겠다”고 말한 데 이어 주한미군 1개 여단 철수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상황이 심각하게 전개되자 미국 상원에서는 지소미아 종료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안까지 발의됐다. 정부는 한미동맹 강화의 토대 위에서 안보를 지키기 위해 지소미아 폐지를 막아야 한다. 지소미아 연장뿐 아니라 종료 유예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한국 정부가 명분을 갖고 유연한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미국과 일본도 한발씩 양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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