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 딸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20대 미혼모와 범행에 가담한 그의 지인들이 살인죄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된다.
인천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는 22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한 A(24·여)씨와 그의 지인 B(22·여)씨의 죄명을 살인으로 변경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A 씨는 B 씨와 함께 이달 14일 경기도 김포시 한 빌라에서 옷걸이용 행거봉과 주먹 등으로 딸 C(3)양을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B 씨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A 씨와 알고 지낸 사이로 지난 14일 A 씨의 부탁을 받고 119에 이번 사건을 처음 신고한 인물로 알려졌지만 C 양 살인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들이 범행 당시 C양의 사망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고 판단해 죄명을 살인으로 변경했다.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은 피의자가 피해자의 사망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했고 사망해도 어쩔 수 없다는 인식이 있을 경우 인정된다. 경찰은 A 씨와 B 씨에게 살인 혐의뿐 아니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상습상해 혐의도 적용했다.
경찰은 이들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4일까지 19일 동안 번갈아 가며 거의 매일 C양을 폭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C양이 사망한 당일에는 오전부터 밤늦게까지 갈비뼈가 부러질 정도로 심하게 폭행했는데 C양이 밥을 잘 먹지 않고 꼭꼭 씹어 먹지 않는다는 게 폭행 이유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조사 결과 이들이 C 양의 사인에 대해 거짓말을 하려 한 점도 들통났다. A씨는 이달 14일 오후 8∼9시께 B씨의 김포 자택에서 이미 숨진 딸을 택시에 태우고 인천시 미추홀구에 있는 자신의 원룸으로 옮겼다. 당시 사건이 발생한 B씨 자택에는 숨진 C양을 제외하고 성인은 A씨와 B씨 외에도 A씨의 동거남과 동거남의 친구 등 모두 4명이 함께 있었다. 이들 4명은 택시를 타고 함께 인천으로 이동하다가 A 씨를 제외한 3명은 A 씨 자택 인근에서 먼저 하차했다. 이후 A씨가 숨진 딸을 안고 집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자택 폐쇄회로(CC)TV에 담겼다.
경찰은 또 이들과 사건 발생 현장인 빌라에서 함께 살던 A 씨의 동거남(32)과 동거남의 친구(32·남)를 각각 살인방조와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상습상해 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은 모두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면서도 “추가 조사로 확인된 내용 등은 밝힐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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