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분양가상한제 시행계획 발표 이후 갈수록 높아진 청약가점에 30대 젊은 층들이 서울은 물론 인접 지역에서 기존 주택 매입에 나서고 있다. 기존 아파트 시장에서의 큰 손이었던 40대를 제치고 30대가 떠오르고 있다.
25일 국토교통부의 ‘매입자 연령대별 서울 아파트 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30대 매입이 2,581건(비중 31.2%)으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분양가상한제가 본격적으로 공론화된 지난 8월 이래로 30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열기가 3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한편 20대 아파트 매입 또한 259건을 기록하며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수치를 보였다.
30대의 아파트 매입 비중이 40대를 넘어서는 현상은 성남 중원·성남 수정·광명·김포 등 서울 접근이 편리한 지역까지 확산하고 있다. 지난 10월 기준 성남 중원구 아파트 매매거래에서 30대가 31.1%의 비중을 차지해 전 연령대에서 제일 높았다. 20대 또한 6.2%를 차지했다. 김포시 또한 도시철도가 개통한 지난 9월부터 30대의 주택 매입 비중(25.4%·147건)이 전 연령대를 통틀어 제일 많았다. 광명시의 경우 30대와 40대 모두 27.2%(92건)으로 같은 비중을 차지했다. 안양·하남·화성시 등의 지역도 30대 매매 비중이 40대를 넘어서지는 못했지만 근접하게 다가갔다.
30대의 아파트 매입 비중이 높아진 것은 청약경쟁률이 급격히 높아진 탓이다. 분양가상한제 시행에 따른 공급절벽에 대한 우려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로 청약 열기는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 직방에 따르면 올 3·4분기 서울 지역 아파트 청약 당첨자 평균 최저 가점은 56.4점으로 지난 2·4분기(51.2점)와 비교했을 때 5.2점 상승했다. 최근 분양한 ‘르엘신반포’의 경우 당첨자의 평균 가점이 70.3점, 단지 최저 가점이 69점에 달했다.
하지만 젊은 층이 받을 수 있는 가점은 한정적이다. 3인 가족 기준, 30대가 받을 수 있는 최대 청약 가점은 52점에 불과해 서울 평균 최저 가점에 미치지도 못한다. 청약제도의 개편으로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의 전용 85㎡ 미만 아파트는 100% 가점제로만 당첨자를 가린다. 2030은 행운으로라도 당첨될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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