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제주마(馬)가 독립적으로 진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은 제주마를 포함한 아시아 품종(몽골 토종마 3품종, 몽골 야생마), 유럽 품종(더러브렛) 등 6개 품종 41마리의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을 비교 분석한 결과 제주마는 유럽 품종 더러브렛 집단과는 유전적 거리가 멀고 몽골 토종마 집단과는 가깝지만, 서로 다른 군집(무리)으로 뚜렷하게 구분되는 독립적인 품종으로 확인됐다고 26일 밝혔다.
농진청은 “유산소 호흡, 작은 키, 체형, 근육 발달 등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우선 선택돼왔다”며 “특히 지구력과 속도 유지에 관여하는 유전자(ACTN3, MSTN)는 제주마 집단에서만 특이적 진화임을 알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의 유일한 재래마 품종인 제주마는 제주특별자치도에 서식하며, 지난 1986년 대한민국 천연기념물 제347호로 지정됐다.
농진청은 제주마와 경주마 더러브렛의 심장, 폐, 근육(허벅지, 엉덩이)의 유전자 발현을 조사했다.
제주마는 더러브렛보다 적색근(붉은색 근육) 발현이 더 많았다. 이는 제주마가 유산소 대사로 에너지를 얻어 오래 달리는 데 유리하고, 더러브렛은 무산소 대사로 단거리를 빠르게 뛰도록 진화했음을 뒷받침한다.
몸집이 작은 말 품종에서 나타나는 유전자(LCORL)가 4개 조직에서 모두 더러브렛 보다 특이적으로 많이 발현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Nature)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11월호에 실렸다.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 김태헌 동물유전체과장은 “지금까지는 제주마가 몽골마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제주마는 오랫동안 독립적으로 진화했으며 몽골마와 다른 유전적 특성이 확인됐다”며 “앞으로 정부 혁신의 하나인 제주마의 효율적인 품종 보존과 개량에 이번 연구결과가 활용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윤종열기자 yjy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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