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로 반목하는 노사관계가 수주에 얼마나 큰 악영향을 미치는지는 최근의 대우조선해양 사례에서 극명히 드러난다. 해외에서 발주한 20조원 규모의 LNG선 입찰에서 대우조선은 입찰자격 미달 통보를 받아 서류도 내밀어 보지 못했다. 노조가 현대중공업과의 기업결합 이슈에 반대 목소리를 높여 공정이나 납기가 지켜지지 않을 것을 발주처가 우려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 노조는 당시 합병 승인을 받아야 하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를 찾아 합병에 반대하는 해외원정투쟁까지 벌인 바 있다.
조선업황은 몇 년째 계속된 발주 가뭄을 뒤로 한 채 올 들어 서서히 나아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국제해사기구(IMO)가 내년부터 황산화물 배출 규제를 시행하면 선사들이 발주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좋은 기회를 잡아 바짝 추격하는 중국을 따돌리고 세계 1위 자리를 공고히 하려면 노사관계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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