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건축문화대상의 심사 과정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심사위원들은 울릉도와 제주도 등 섬 구석구석까지 다니며 출품작들을 꼼꼼히 살펴봤다. 한 심사위원은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야외에서 출품작을 면밀하게 살펴보느라 얼굴이 까맣게 탈 정도”라며 “이동 시간도 효율적으로 보내기 위해 배와 버스에 탄 뒤 열띤 토론을 진행했다”고 현장 분위기를 설명했다.
한국건축문화대상은 지난 4월 참가 신청 공고가 나가며 시작됐다. 6월 13일까지 신청 응모를 접수했고 이후 7월부터 포트폴리오 심사를 진행했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8월에는 현장심사를 2차례로 나눠 진행했다. 8월 1~3일에는 출품작이 많은 수도권을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수도권에서는 주한스위스대사관 신축 건물과 서소문 역사공원·역사박물관, 이대 서울병원 등 서울 지역 주요 후보작은 물론 경기 수원 광교행복주택 등을 돌며 강도 높은 평가를 진행했다. 지방 심사는 심사위원들에게 고난의 행군과도 같았다. 8월 6~8일 이뤄진 지방 심사를 위해 천안, 부산, 고령 등은 물론 울릉도와 제주도까지 방문했다. 사흘간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배를 타고 울릉도에 도착한 뒤 코스모스 울릉도 리조트를 살펴봤고, 제주도로 이동한 뒤에는 가파도 문화예술창작공간을 심사했다. 심사는 예정 시간을 넘어서 끝나기 일쑤였다. 심사위원들은 촉박한 일정 속에서도 날카로운 시각으로 작품을 살펴보고 공법·재료는 물론 마감재 등도 일일이 확인했다.
이렇게 현장 심사를 마친 뒤 심사위원들은 13일에 모여 최종심사를 진행했다. 최종심사에선 건축가가 지향한 철학과 성취도, 논리적 일관성에 대해 열띤 토론이 이뤄졌다. 여러 의견이 부딪치고 엇갈린 가운데 최종 수상작들을 하나씩 선별했고, 10월 10일 수상작에 대한 발표가 이뤄졌다. /강동효기자 kdhy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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