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아파트 값이 상승하는 가운데 서울시 관악구·은평구에서도 처음으로 전용 84㎡ 타입에서 10억원 이상 실거래 사례가 나왔다. 이들 아파트는 갓 입주한 신축단지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로 새 아파트 값이 연일 오르는 가운데 서울 외곽도 전용 84㎡ 기준으로 매매가 10억원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2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관악구 봉천동 ‘e편한세상서울대입구1단지’ 전용 84㎡는 지난 10월 10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관악구에서 최초로 나온 전용 84㎡의 10억원대 거래다. 이 단지는 올 6월 입주한 새 아파트다.
이뿐이 아니다. 은평구 녹번동 ‘힐스테이트녹번’ 전용 84㎡ 또한 상한제가 공론화된 8월 10억원에 손바뀜이 이뤄졌다. 이 역시 관내에서 84㎡ 기준으로 첫 10억원대다. 현재 호가는 10억 5,000만~11억원에 형성돼 있다. 해당 단지 역시 2018년 10월에 입주한 신축이다.
전용 84㎡ 10억 클럽은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성북구 장위뉴타운에서도 최근 ‘장위래미안퍼스트하이’의 보류지가 9억4,000만원에 낙찰된 후 ‘로열동·로열층’ 매물은 호가가 10억원을 넘기고 있다. 동대문구 휘경동, 용인 수지구에서도 거래 가능한 매물이 사실상 없는 가운데 호가 10억원이 넘는 고가매물들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신축아파트 강세는 통계에도 나타나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의 5년 이하 신축아파트 값은 7월 이후 현재까지 4.38% 상승해 다른 연식의 아파트보다 많이 올랐다. /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
<확산되는 전용 84㎡ ‘10억.…‘ 성북 구축 10억 근접...용인 수지 신축도 호가 10억’>
“올해 6월 입주한 동대문구 휘경동 ‘휘경SK뷰’ 전용 84㎡의 경우 매물이 거의 없습니다. 호가는 10억원을 넘어선 10억 5,000만원에 형성돼 있는데 매수문의는 꾸준히 오고 있습니다.”(동대문구 휘경동 공인중개사)
서울 외곽 및 수도권 지역에서 신축 단지를 중심으로 전용 84㎡ 매매가 10억원 첫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 외곽 구축 아파트도 신축을 따라 10억원에 근접해 가고 있으며, 경기도 용인시 수지에서도 호가가 10억원을 넘긴 단지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서 공급 절벽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전매제한·양도소득세 중과 등으로 인해 매물이 없다 보니 국민주택 규모인 전용 84㎡ 인기가 더 치솟고 있다.
◇ 신축 따라 움직이는 구축 전용 84㎡ =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을 보면 은평과 관악구에서 신축 전용 84㎡가 첫 10억원에 실거래됐다. 관악구 봉천동 ‘e편한세상서울대입구1단지’ 전용 84㎡는 지난 10월 10억 5,000만원에 거래됐고, 은평구 녹번동 ‘힐스테이트녹번’ 전용 84㎡ 또한 지난 8월에 10억원에 손바뀜이 이뤄졌다.
신축이 오르면서 구축 전용 84㎡도 10억 클럽에 가입할 태세다. 지난해 8월 ‘래미안길음센터피스’ 전용 84㎡가 11억원에 거래된 이후 성북구 길음뉴타운의 구축 아파트도 10억원 거래에 다가서고 있다. 영등포구도 사정은 비슷하다. 신길동 ‘보라매SK뷰’ 전용 84㎡가 지난해 8월 10억 2,820만원에 거래된 이후 인근 기축 아파트로 상승세가 확대되고 있다.
용인시에서도 신축 아파트의 호가가 10억원을 넘어섰다. 용인시 수지구에 위치한 ‘성복역롯데캐슬골드타운’ 전용 84㎡의 호가는 10억 5,000만원이다. M 공인 관계자는 “최근 입주가 마무리되면서 매물이 단 하나 남은 상태”라면서도 “아직 거래되지는 않았지만, 구매 문의 전화는 계속해서 걸려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매물 품귀, 분양권은 ‘부르는 게 값’ = 이런 가운데 신축 아파트 인기는 지속 되고 있다. 대표적 신축인 분양권의 경우 부르는 게 값일 정도다. 분양권은 전매가 제한되고 입주가 마무리된 단지도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 때문에 거래 가능한 매물이 극히 적다. 이렇다 보니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실제로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는 1만 4,393건으로 올해 들어 가장 많았다. 반면 분양권 거래는 갈수록 감소하는 추세다. 10월 분양권 거래는 199건으로 9월(236건), 8월(264건)에 비해 줄어들었다. 여기에 분양권 전매가 가능한 마지막 단지인 양천구 신월동의 ‘신정뉴타운아이파크위브’가 오는 2020년 3월 준공되면 서울 분양권 시장은 문을 닫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전문가는 “분양권 등 신축 수요가 기존 주택으로 옮겨가고, 그렇다 보니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서울 외곽 및 수도권의 전용 84㎡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각종 규제로 서울 내 신축 아파트가 공급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분양권은 없어서 못 살 정도로 인기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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