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 중산층, 부유한 나라 방어 위한 돼지 저금통"

미국 우선주의 강조하며 방위비 압박

美 국방부 "주한미군 예산 45억달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기 영화 ‘록키’의 포스터에 자신의 얼굴을 얹은 이미지를 2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렸다. 이를 두고 다음주 탄핵조사를 앞두고 결연한 대응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내년 이후 주한미군 분담금을 정하는 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4차 회의가 임박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전방위 대한(對韓) 방위비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근처 선라이즈에서 26일(현지시간) 열린 유세에서 “그들(전임 대통령들)은 우리의 군을 엄청나게 부유한 나라들을 방어하는 데 썼다. 여러분의 돈으로 복지 국가들에 보조금을 지급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내가 당선되기 전에 우리의 지도자들은 위대한 미국의 중산층을 그들의 망상적인 글로벌 프로젝트에 자금을 대기 위한 돼지 저금통으로 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사실상 내년 재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해 한미 방위비 분담금의 대폭증액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미국 국방부가 2020년 회계연도 기준으로 산정한 주한미군 주둔 비용은 공교롭게도 미 측이 요구한 50억달러(5조 8,000억원)에 버금가는 44억6,420만달러(약 5조2,566억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 방위비 협상에서 한국을 압박하는 자료로 쓰일 가능성이 높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선라이즈에서 열린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 선거유세 집회에 도착해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국방부의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토대로 ‘하나의 숫자’가 각인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의 방위비 협상에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미국의 대통령이지 전 세계의 대통령이 아니다”라며 “그들은 외국의 경제적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미국의 제조업을 크게 훼손했다”고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했다.

또 그는 갑자기 “그들은 중동 지역에서 전쟁에 수조원을 썼다”며 “그런데 여러분은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고 있다. 우리는 승리해 그들(장병들)을 철수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ISIS(이슬람국가의 옛 약칭)를 격퇴했다”고 과시했다.

한미 방위비 협상이 진통을 겪으면서 미국의 주한미군 일부 철수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외교 성과로 충동적이고 변덕스러운 시리아 철군 결정을 들어 불안감을 키웠다. /박우인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