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최대 할인행사 블랙프라이데이가 29일(현지시간)로 다가온 가운데 미국 오프라인 유통가가 전자상거래 공룡 아마존의 ‘총알 배송’ 공세에 맞선 방어전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2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유통업체들이 11월부터 연말까지 이어지는 쇼핑 대목에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잇따라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월마트나 타깃이 점포에서도 온라인 주문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신속배송 서비스는 연휴 기간 가족이나 친구에게 보낼 선물을 뒤늦게 결정한 소비자를 겨냥해 톡톡히 효과를 보고 있다.
이 같은 배송경쟁은 아마존의 공세로 촉발됐다. 아마존은 하루 만에 무료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확대하는 데 올 4·4분기에만도 15억달러(약 1조7,700억원)를 투입할 방침이다. 아마존의 전체 판매물량 중 하루짜리 배송상품 비중은 지난 2017년 11월 기준 12.4%에서 올해 8월 기준 35.6%로 급증했다. 연말 쇼핑시즌에 주문이 급증할 것을 고려해 아마존은 포장·배송 등을 맡을 임시직 20만명을 뽑기로 했다.
콧대 높았던 일부 백화점들은 아마존과의 제휴로 연말 특수를 지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 백화점 업체 콜스는 모든 매장에서 아마존을 통해 구매한 상품의 무료반품이 가능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아마존 고객을 끌어들여 백화점 업계에 불어닥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노력에도 연말 시즌 e커머스와 백화점 업계의 실적 전망은 명암이 엇갈린다. 소프트웨어 기업 어도비의 마케팅 분석 솔루션인 어도비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해 11~12월 미국 온라인쇼핑 규모는 전년동기 대비 14.1%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올 11~12월 미국 백화점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IHS마킷이 발표했다.
향후 연말 시즌에서 아마존의 입지는 더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따르면 온라인으로 쇼핑하겠다는 고객의 비율이 54%에 달해 매장 쇼핑 응답률(46%)을 넘어섰다. 온라인쇼핑을 하겠다는 응답이 오프라인쇼핑을 선택한 응답자를 앞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블프 당일에 쇼핑하겠다는 응답자의 비중은 36%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미국 소비자가 사상 처음으로 블프보다 다음달 2일의 사이버먼데이에 더 몰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이버먼데이는 미국에서 블랙프라이데이가 끝나고 열리는 온라인쇼핑 행사다. 모건스탠리의 시몬 구트만 애널리스트는 “올 연말은 하루짜리 배송의 필요성을 검증할 좋은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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