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로 경기도에 ‘토종 종자 은행’이 설립됐다.
경기도는 28일 평택에 있는 경기도종자관리소에서 ‘토종종자은행’ 현판식 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현판식 행사에 이어 토종종자를 대대로 지켜온 고령농부와 토종종자에 관심있는 청년농부에게 이어질 수 있도록 ‘토종 종자 세대 이음 행사’도 진행됐다.
경기도 토종종자은행은 평택시 고덕면 평남로 2만4,000여㎡의 대지에 씨앗보관실과 전시실, 체험장, 육묘장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히 영하 20℃까지 온도조절이 가능한 140㎡ 규모의 씨앗보관실은 토종종자를 2만여 점까지 보관할 수 있는 전국 최대 규모로, 경기도에서 수집한 토종종자를 보관하고 토종농사를 짓는 도민들이 종자를 보관할 수 있게 공간을 공유할 계획이다.
토종종자은행에는 경기도와 민간단체인 토종씨드림, 토종도서관 전국협의회가 함께 양평, 화성 등 도내 9개 시군에서 수집한 1,700여점의 토종종자를 수집해 보존해오고 있다.
도는 내년부터 매년 4개 시군에서 추가로 토종종자를 수집해 5년 이내 경기도의 모든 시군에서 보존되고 있는 토종씨앗을 수집하고, 수요가 늘어나는 토종종자에 대해서는 대량 증식을 통해 농가에 공급, 농가소득 증대에도 기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3만여㎡ 규모의 토종테마식물원을 연차별로 조성해 토종의 특성을 조사해 연구에 활용하고 도민에 개방행사를 통해 토종종자에 대해 홍보하고 도민들이 토종 먹거리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는 김희겸 경기도 행정1부지사를 비롯해 경기도의회 농정해양위원에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특히 토종 종자를 지켜온 고령 농부와 토종 종자에 관심을 가진 청년 농부들이 대거 참석해 ‘토종 종자’에 대한 진지한 의견을 나누는 시간도 가졌다.
농정해양위원회 위원들은 토종 종자를 보호하고 확산하는 일이야말로 도민의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미래의 소중한 자산을 지키는 일이기 때문에 앞으로 의회 차원의 관심과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백승기(더불어민주당, 안성2)부위원장은 “지금까지 토종 종자에 대한 전문적인 보관·저장 시설이 없어 어렵게 수집한 종자가 서로 섞이거나 분실될 위험에 처해 있었다”며 “앞으로 종자의 보존과 육성에 토종종자은행이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성수석(더불어민주당, 이천1)부위원장도 “빠른 도시화로 인해 토종 종자의 소멸이 가속화되고 있어 조속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에서 토종종자은행의 설치로 도차원의 ‘종자주권’ 실현을 위한 플랫폼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날 참가자들은 토종 종자보관실 등을 들러보고 단호박죽·삼색나물 등 토종음식도 체험했다.
김 부지사는 “토종 종자를 젊은 세대에 이어주는 길에 ‘토종 종자 은행’이 토종문화연결의 장이 될 것”이라며 “종자 강국이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만큼 토종 종자를 지키고 보급하는데 종자은행이 첨병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종열기자 yjy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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